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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지

(현장에서)'사법농단 특별법'이 제정되려면

2018-07-3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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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대법원장까지 지낸 분이 동네 놀이터에 나와서 (과거 정권과)거래가 없었다고 해명을 하다니요?” 지난 6월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재판 거래 의혹을 부인했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두고 한 변호사가 실망한 듯 내뱉은 말이다. 양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관련 의혹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그에 대한 구속 영장은 기각되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특검이 진행중인 '드루킹 사건' 보다도 오히려 사법농단 사건에 특검이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그보다 더 현실성 있는 대안이 제기되고 있는데, '사법농단 특별법' 제정이 그것이다. 특별법과 관련한 논의도 구체화됐는데,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구제가 주요 골자다.  
법안 이름은 각각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기간 중의 사법농단 의혹사건에 관한 특별형사절차에 관한 법률안'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시절 사법농단 의혹사건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법'이다. 양 전 대법원장 등의 사법농단 범죄행위에 대한 처벌을 위해서는 법원 내 특별재판부 구성·국민참여재판의 의무화를 규정하는 조항, 그리고 신속한 재판기간 및 항소심의 특례조항이 포함돼 있다. 피해자 구제를 위해서는 피해구제위원회 구성과 재심사유·재심기간에 관한 특례 등이 제안됐다.
 
특별법 제정을 주장하는 이들은 재판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특별법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중립적인 시민사회가 참여해 특별재판부 구성에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하고, 국민참여재판으로 사법부를 감시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뜻있는 변호사들과 법학자들이 한 달 전부터 특별법 제정에 머리를 맞댔고, 국회 공청회에서 직접 법 조항을 작성해 발표하는 열의를 보였다. 공청회 개최를 주도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를 검토해 법안을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법률로 제정된다고 해도 막상 시행에 들어가면 난항도 예상된다.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요구하게 될텐데 피고인이 될 사법농단 혐의자들도 이 권리를 침해 받았다는 이유로 위헌 제청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야당의 반대가 예상돼 법안 통과도 장담할 수 없다. 
 
법안의 보완도 필요하다. 해당 특별법은 사법농단 혐의자와 피해자에 한해 적용되는 처분적 법률이라서 당사자가 아닌 다른 국민들은 비슷한 사건이라고 해도 적용이 어려워 차별받을 가능성이 있다. 공개된 228개의 문건에서 더 많은 피해자들과 더 큰 피해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들 피해자들도  법적 구제 범위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보완이 필요하다. 
 
최영지 사회부 기자(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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