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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벤처단체협의회' 출범…"민간주도 혁신생태계 만든다"

벤처기업협회·이노비즈협회 등 7개사 1차 참여…대정부 정책제안 목표

2017-09-2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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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벤처기업 중 네이버 같은 유니콘 기업이 나타나기도 하는가 하면 아직까지 스타트업을 벗어나지 못하는 기업도 있다. 이처럼 벤처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는데 초기 벤처는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는 경우 정부가 돈으로 지원하고, 중견 벤처는 돈보다는 사회적 정책을 마련해주고, 유니콘 수준의 기업은 스스로 자라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
 
"(지원정책안을 만드는 것은) 정부에서 주도해서 될 게 아니고 민간기업들이 주도할 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업계 의견을 모아 정책을 만들어내려면 무엇보다도 중소벤처기업부 수장인 장관이 하루 빨리 선임돼야 한다." (성명기 이노비즈협회장)
 
민간주도로 혁신생태계를 고도화한다는 목표로 '혁신벤처단체협의회(혁단협)'가 출범했다. 26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스타트업IR 센터에서 진행된 출범식에는 7개 참여단체 회장단인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 성명기 이노비즈협회장, 김정태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장, 조현정 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 김형달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부회장, 윤소라 한국여성벤처협회장, 장혜원 IT여성기업인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밖에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고영하 엔젤투자협회장, 스타트업 기업 대표 등 각계 주요인사가 함께 자리했다.
 
윗줄 좌측부터 정재훈 중소벤처기업부 과장, 박나라 나투스핀 대표,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성명기 이노비즈협회장, 김정태 메인비즈협회장, 아랫줄 좌측부터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본부장, 김형달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부회장, 조현정 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 윤소라 한국여성벤처협회장, 장혜원 IT여성기업이녑회장, 고영하 엔젤투자협회장. 사진/벤처기업협회
 
혁단협은 혁신벤처기업의 공통 애로사항을 수렴하고 해결을 모색하고자 공동의 정책 발굴 및 대정부 협의 창구 역할이 필요하다는 데 관련 단체들이 공감하면서 추진됐다. 혁단협은 이날 출범 공동선언문을 통해 혁신벤처기업이 혁신성장의 주역임을 천명하고, 투명한 지배구조와 공정거래를 선도해 좋은일자리 창출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한편 혁신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부의 정책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와 정책혁신을 요청했다.
 
모두발언에서 안건준 혁신협 공동의장은 "혁신벤처기업은 혁신성, 다양성을 갖춘 기업군으로 다른 기업육성정책과는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공통 애로사항, 해결할 수 있는 대정부 창구 역할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혁신벤처기업 단체들이 모여 혁신벤처기업 생태계를 다양화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축사를 맡은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혁신벤처 역사에 있어 매우 의미깊은 날이라 생각한다"며 "창업혁신 생태계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생태계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인데 오늘 만들어지는 협의회에서 좋은 정책을 제안해주면 반영하겠다"고 전했다.
 
◆혁단협, 출범행사서 스타트업 기업 애로사항 청취
 
이어진 토크콘서트에선 스타트업 기업 엠버저의 이근화 대표의 사회로 혁단협 의장단과 스타트업벤처, 이노비즈 기업인 등이 정책대상자들과 대화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특히 반려동물 이동서비스 '펫미업'으로 널리 알려진 기업 나투스 핀의 박나라 대표, O2O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케어 패션벨트를 개발한 기업 웰트의 강성지 대표, 무선통신 모뎀 모듈을 개발한 기업 엔티모아의 장병권 대표 등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참여해 자사의 서비스와 그간의 성과를 소개하는 한편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박나라 대표는 "반려동물 이동 서비스는 여객법, 화물운송법에도 적용되지 않는 이동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불법이 아니냐고 많은 민원이 들어온다는데 정확히는 불법이 아니고 입법 공백 상태"라며 "사실 반려동물을 위한 이동 서비스를 하는데 이렇게 많은 규제와 제약이 있을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시작 전에 조사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강성지 대표는 "다른 나라 창업시장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엔 초기창업기업이 많다. 씨앗을 뿌리는 데 집중돼 있지만 3년 이후 데스밸리를 지나면서 사라지는 기업과 살아남는 기업이 갈리고 이후 살아남은 기업은 성장하는 단계로 진입한다. 이 때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으로 넘어가게끔 하는 데 지원이 적어 좀 아쉽다"며 "정책의 포인트를 거기에 맞추지 않으면 최근 3년 된 회사들의 줄도산이란 결과로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간 여러 정부들 정책의 연속성을 갖는, 지금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지성구 대표는 "통신 관련 부품·제품·장비 개발회사를 설립한 지 10년이다. 중소기업 관련 정책이 다양하게 많은데 대부분 창업기업쪽으로 집중돼 있다"며 "저희처럼 성숙 단계, 성장 단계 기업에는 관련 제도가  부족해 많이 아쉽다"고 전했다.
 
◆혁신벤처기업별 현안 및 관심사는?
 
계속되는 토론에서 각 협회장들은 각자 속해있는 협회의 현안과 건의사항 등을 공유했다. 성명기 이노비즈협회장의 경우 스타트업 외에 스케일업 관련 정책들이 마련돼야 양질의 일자리 확보도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우리나라의 벤처 관련 정책이 너무나 스타트업 쪽에 집중돼 있다. 85%정도가 스타트업 쪽"이라며 "이렇게 해선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 면에서 문제가 있다. 균형적인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현정 한국소프트산업협회장은 "이 시대에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한 일자리)'은 다름 아닌 벤처에서 나온다"며 "중국의 경우처럼 창업벤처 숫자를 폭발적으로 늘리기 위해선 소프트웨어 기업인들을 지속적으로 훈련시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속가능한 여성 일자리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윤소라 여성벤처기업협회장은 "우리 회원사가 원하는 여성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일자리 창출하는 데 여성 인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이야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장혜원 IT여성기업협회장 역시 "전통적인 일자리보다 새로운 일자리 발굴하고 창출하는 게 강소기업에선 의미있다. ICT와 연계된 일자리, 여성의 감성이 접목된 일자리를 만드는 데 도움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정태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장은 "경영혁신에 관한 특별한 법을 제정하고 싶다. 지금 유관기관과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고 여건이나 환경이 조성되면 혁단협 여러분과 상의해 토론회도 거쳐 메인비즈만의 특징과 특성이 있는 특별법을 제정하고 싶다"는 입장을 전했다.
 
현재 혁단협 참여를 논의 중인 한국엔젤투자협회의 고영하 회장은 "뒤늦게 참여하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정부가 일자리를 만들어준다는 건 시대착오적이다. 취업보다 창업을 하게 독려를 해서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또 "문재인 정부의 성공 여부는 5년 뒤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이 창업이 된다면 성공한 정부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남은 기간 동안 한국을 창업국가로 만들어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향후 혁단협은 최소한 2개월에 한 번씩 정기모임을 통해 규제를 발굴하는 한편 정책대안과 미래비전을 제시하며 민간 주도의 혁신벤처생태계 완성에 앞장서겠다는 계획이다. 또 산하에 혁단협 및 혁단협 소속 기업가,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혁신벤처 좋은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해 일자리현안, 과제발굴, 일자리창출 공동사업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종합적인 건의 사항은 1차적으로 10월 중에 다시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추후 혁단협 참여 단체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으로, 현재 한국엔젤투자협회와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이 참여를 논의 중이다. 또한 세부적인 사업 면에선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사업 단위 및 단체들까지 끌어모은다는 계획이다.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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