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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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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군단 법인세도 갈렸다…삼성전자, 2분기에만 1.1조 급증

SK하이닉스 520% 급증…실적 따라 법인세도 극명…증세론에는 '속앓이만'

2017-07-3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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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법인세도 전차군단을 갈라놨다. 실적의 연장선이다. 2분기 실적 신기록을 여럿 세운 삼성전자는 그에 비례해 법인세비용도 1조원 넘게 급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전자·IT기업이 법인세를 많이 내는 반면, 자동차는 법인세 기여도가 떨어지는 추세다. 최근 급부상한 증세론이 현실화되면 세액증가분이 커질 삼성전자나 실적에 허덕이는 현대차 모두 부담이 늘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새 정부 눈치에 반대 목소리도 움츠러들었다.
 
삼성전자는 2분기 법인세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당기법인세와 이연법인세를 합한 법인세비용은 3조3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2조2200억원보다 1조1400억원(51.4%) 크게 늘었다. 2분기 영업이익 14조665억원 등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세수 기여도 또한 커졌다. 4대그룹 주요 제조사 6곳을 비교해 봐도 삼성전자의 법인세 기여도는 압도적이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현대차, 기아차,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LG전자 등 6곳이 낸 법인세 가운데 삼성전자 비중은 71.3%에 달했다. 지난해 2분기 60.8%보다 올랐다.
 
반도체 호황을 누리고 있는 SK하이닉스 역시 2분기 법인세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19.6%의 증가율을 보였다. 조사대상 6개 기업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규모 면에서도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은 6010억원을 법인세로 냈다. 실적이 개선된 LG전자도 법인세비용(2273억원)이 9.9% 올랐다. 반면, 2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현대·기아차는 법인세비용이 각각 2513억원, 1282억원으로 59.3%, 45.2%씩 줄었다. 유가 하락으로 실적이 감소한 SK이노베이션도 법인세비용(1411억원)이 48.7% 내려갔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증세론은 일자리를 이을 재계 최대 화두다. 법인세를 인상하면 증세부담 역시 삼성전자가 월등히 커질 전망이다. 여당은 법인세 과세표준 2000억원을 넘는 대기업에 한해 세율 3%포인트(현행 법인세율 22%)를 올릴 것을 제안했다. 이를 2분기에 적용해 단순 계산하면 삼성전자는 법인세비용을 추가적으로 4582억원 더 내게 된다. 이어 SK하이닉스(820억원), 현대차(343억원), LG전자(310억원), SK이노베이션(192억원), 기아차(175억원) 순으로 증세부담이 컸다.
 
실적이 부진한 곳도 증세가 부담이 되기는 매한가지다. 재계는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중심으로 법인세 인상에 반대하던 과거와 달리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여당이 ‘초대기업’에 한정하는 증세방안을 내세워 재계 반대 명분의 응집력이 떨어진다. 전경련의 위상이 국정농단 사태로 추락했고, 그 외 경제단체들은 대·중소기업 회원사를 함께 두고 있어 반대입장을 모으기가 힘들다. 그룹사간 서로 등 떠미는 분위기도 감지되지만, 80%를 넘나드는 정권의 높은 국정운영 지지도를 감안하면 ‘우산’을 자처할 곳도 예상키 어렵다.
 
지난 27~28일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 간 만남에서도 증세 현안은 테이블에 오르질 못했다. 총수들은 서비스산업 육성, 4차산업 규제 완화 등 그룹 개별 현안에 대한 평이한 민원만 꺼낼을 뿐, 민감한 현안은 철저히 피해갔다. 증세부담이 큰 삼성도 권오현 부회장이 반도체 인력수급 지원에 대한 건의에 그쳤다. 전경련 수장인 허창수 GS 회장은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세금을 많이 내도록 노력해왔으니 정부도 적극 지원해 달라”고 에둘러 표현했다. 전경련이나 산하 한국경제연구원도 법인세 관련 ‘돌직구’는 피하고 있다. 앞서 조세감면액이 중소기업과 달리 대기업만 줄었다며 우회적으로 증세론을 방어했던 한경연은 30일 10대그룹 상장사 수출이 3년 연속 감소하다 올 1분기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통계자료를 들어, 상승세가 이어지도록 ‘수출 친화적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수준의 건의에 그쳤다.
 
재계가 주저하는 사이 증세는 현실의 문제가 됐다. 법인세 인상안은 당장 다음주 정부가 발표하는 세법개정안에서 현실화될 전망이다. 여당이 제시한 부자증세 방안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 확정해야 할 시기”라며 “대상은 초고소득층과 초대기업에 한정될 것”이라고 밝혀 수용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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