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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항섭

증권업 종사자 “정규직 보다 일자리 감소가 더 심각하다”

비정규직 제로화에 상반된 입장…영업직 ‘계약직’·비영업직 ‘정규직’ 선호

2017-05-2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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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새 정부의 ‘비정규직(계약직) 제로화’ 선언으로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증권업계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종사자들의 입장이 상충되고 있으며, 일자리 감소가 더 심각한 상황이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증권업계 임직원은 총 3만5824명이며 이들 중 계약직은 7875명으로 21.98%에 달한다. 이들 가운데 케이비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케이프투자증권, 부국증권, 흥국증권, 한양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등은 비정규직 비율이 50%를 초과하고 있는 수준이다.
 
이처럼 높은 비정규직 비율은 증권업계의 특성 때문이다. 이전부터 불거졌던 비정규직의 문제점은 동일임금에도 불구하고 동일노동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증권맨들은 영업 중심의 업무로 성과에 따른 보수를 선호한다. 또 정규직보다 계약직의 인센티브 한도가 높은 것도 한몫하고 있다.
 
이와 달리 영업이 아닌 비정규직 사무직이나 텔레마케터의 경우 정규직 전환을 원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영업점 계약직의 경우 비정규직 옵션을 선호할지 모르겠으나, 텔레마케터를 비롯한 비영업 관련 계약직의 경우, 정규직 전환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직종들의 경우, 정규직으로 채용돼 안정적으로 업무에 임하는 것이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훨씬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증권업계의 비정규직 비율보다 일자리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문제라는 주장도 있다. 백정현 사무금융노조 홍보국장은 “몇년간 증시상황이 좋지 않아 증권사들이 영업점 축소를 진행하면서 증권업 종사자의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보단 영업점 축소나 후선업무, 아웃소싱 직종들의 일자리 환경이 크게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증권사 임직원은 5년새 약 8000명이 감소했다.
 
이외에도 비정규직 전환으로 노동자들과 갈등 중인 증권사도 있다. 지난 3월 설립된 사무금융노조 동부증권지부는 정규직을 비정규직화하는 동부증권의 성과급제도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증권업계 임직원 가운데 비정규직의 비율이 21.98%로 나타났다. 사진은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황소상 모습. 사진/뉴시스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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