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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대선레이스 뒤흔들 3대 변수…인물론·보수집결·자충수

60일도 남지 않은 조기대선…'문재인 대세론' 유지될까

2017-03-1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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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헌법재판소가 지난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리면서 정치권은 ‘탄핵 정국’에서 ‘대선 정국’으로 급격히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차기 대선까지 채 60일도 남지 않아 현재 지지율 1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리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대세론’을 꺾기에 충분한 시간이라는 반론도 있다.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그간 국민들이 ‘박근혜 탄핵’에 집중하면서 일종의 박근혜 안티테제(Antithese, 반정립)인 문 전 대표에게 지지가 모였고, 그것이 대세론과 민주당의 높은 지지율 기반이 됐다는 해석이 중론이다. 그러나 이제 국민들이 ‘박근혜 탄핵 이후’를 생각하게 되면서 대선 레이스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선 ‘인물론’이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탄핵이라는 한 고비를 넘은 유권자들이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냉정하게 고민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민주당 대선후보 4인(문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은 현재 대선후보 지지율 50%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당 지지율도 50%에 육박해 ‘경선이 사실상 본선’이라는 평가다. 역설적이지만 민주당 집권이 유력해질수록 꼭 ‘문재인이 아니어도 된다’는 주장이 힘을 얻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문 전 대표는 ‘준비된 대통령’을 내걸었지만, 다른 경쟁자들은 “준비된 것만 외워 답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히고 있다. 경선 토론과정 등을 거치면서 그간 대세론에 가려졌던 후보들의 진면목을 유권자들이 진지하게 바라 볼 것이라는 주장이다.
 
보수진영의 결집도 대선 판을 흔들 중요한 요소다. 그간 보수진영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한 이후 지리멸렬한 상태에 빠졌지만, 헌재 판결을 계기로 본격적인 대선준비에 나섰다.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자연인 박근혜’의 향후 행보나 메시지가 보수진영 결집이나 분열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은 헌재 판결에 대한 승복 메시지 대신 침묵을 지키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일종의 ‘피해자 코스프레’로 동정론을 유발해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탄핵 선고 직전 탈당한 김 전 대표는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의 주요 인사들과 잇따라 접촉하며 ‘개헌 고리’로 중도보수 진영 새판짜기에 나섰다. 현재 민주당을 제외하고 다른 정당들은 대선전 개헌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결국 대선 구도를 ‘개헌 대 반개헌’으로 이끌어 민주당을 포위하고, 선거 막판 극적인 후보 단일화로 ‘민주당 후보 대 연합후보’ 구도로 끌고 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4월 초에 확정되는 민주당 후보와 달리 연합후보 측은 대선 바로 직전까지 단일화 과정을 거쳐 여론의 주목을 모을 것”이라며 “선거 막판이 되면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이 중도층을 사이에 두고 대결하는 51대49의 구도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변수는 선거과정에서 불거질 후보 자신이나 캠프 관계자들의 실언 혹은 실수다. 선거 기간이 이례적으로 짧은 만큼 한 번의 실수로 여론이 뒤집히면 그것을 만회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 후보 검증을 명목으로 근거 없는 마타도어나 무책임한 흑색선전이 위력을 발휘해 판이 크게 출렁일 가능성도 있다.
 
지난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 TV'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예비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한 이재명(왼쪽부터) 성남시장,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최성 고양시장이 토론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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