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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호

소오름 돋는 뉴스-안희정편

애들이 보고 뭘배워..

2017-02-23 16:15

조회수 : 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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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 하느라 뉴스를 귀로만 듣는다. 그래서 요즘 청각이 발달했다. 어제는 정말 소오름이 돋는 뉴스를 들었다. 그리고 바로 보았다. 소가 웃을 일이었다.
 
안희정 지사가 무슨 방송기자 클럽같은데서 초청받았나보다 .아마 지역같다. 이런저런 질문을 하는 모습에 잘 방어하고 세련되게 대처하는 것 같았다.
 
참 힘드시겠다. 저번 '선의'라는 발언때문에 언론이 떼로 달라들어서 건수한번 올려볼려다가 결국 칼집 살짝 나셨는데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으셨나 참 걱정된다. 하긴 그런 걸로 상심하면 '룡'이 아니니까.
 
그 지역 방송기자 클럽에서 한 사람이 이런 질문을 했다.
 
"전향하셨습니까?"
 
아마 주사교육을 받았냐 안받았냐, 누가 안희정한테 주사교육을 시켰다는데 그 기사와 관련해서 그런 질문을 한 것 같다. 80년대 운동권이라 북한 출판물도 읽어봤고 북한을 이해하기 위해 그랬다고 답한 것 같다. 그리고 사회주의 이념은 끝난 논란이라서 더이상 가치가 없는 이야기다라고 마무리했다. 그정도면 95점짜리 답변이었다. 그런 노가리 같은 질문에 그 정도 매너로 답한건 인격이 훌륭하심을 대변하는 것이다.
 
대체 어떻게 하면 그런 바보같은 질문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정말 궁금하다.
 
"전향하셨습니까?"라는 말은 상식이하의 질문이며 지금 그자리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상황파악을 전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1. 전향은 간첩이나 자생적 간첩이 사회주의 혁명을 지향하다가 포기해 반공사상을 맹세하고 자유주의 국가에 충성한다는 뜻이다. 안희정씨는 북한 사람도 아니며 자생적 간첩도 아니다. 종북세력도 아니다. 그런 질문은 남한쌀과 북한 광물과 바꾸자는 사람에게 물었으면 한방 먹였을 것이다. 
 
2. 질문자는 안희정씨를 잘 알아보지도 않고 질문을 했다. 그가 북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살아왔는지 체크하지도 하지 않고 단지 국가보안법 위반자와 노무현정부 사람이라는 것만 인식해 종북세력이 누구인지에 대한 상황파악을 전혀 못하고 있다. 참고로 국보법으로 간첩도 참 많이 잡았지만 서민도 참 많이 잡았다. 
 
3. 질문자는 반미에 대한 이해를 잘 못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반미를 안하는 나라는 없다. 우리는 미국의 우산아래 있어야 할 이유가 소련과 북한때문이었다. 즉 안보이슈를 위한 미국과 그외의 문제에 대한 미국 문제를 가려서 보아야 한다. 즉 좌우의 눈으로 보고 나서 어설펐던 '반미청년회'를 트집잡았으면 한방 크게 먹였을텐데 미국에 대한 국제적인 시각이 아쉬웠다.
 
4. 질문자는 국가보안법도 마찬가지로 잘 이해못하고 있다. 국가보안법이 간첩잡기에는 딱좋은데 세계에서 가장 망신스러운 법인 점도 인지하고 질문을 했었어야 했다. 말그대로 좌우의 눈으로 봤으면 오늘의 영상에 나올만 했을 것인데 전혀 준비를 안하고 질문을 했던 것 같다. 두방 놓쳤다
 
5. 질문자는 통일에 대한 인식이 0점이다. 통일은 북한이 원하는게 아니라 남한이 원하는 것이다. 불과 2008년 전까지만 해도 북한이 통일을 원했지만 지금은 경제위기때문에 우리가 원한다. 박근혜는 싫지만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 남북이 다 사는 길이다. 북한은 고난의 행군도 버티고 지금도 굶어죽지는 않는다. 원래 가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한은 라면만 먹고는 못산다. 통일은 김정은 정권 붕괴와 한국경제 붕괴 둘중의 하나에 달렸다. 
 
6. 질문자는 민족의식이 없다. 전향했다는 말은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물론 국보법에 따르면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법도 북한을 이북도서지역을 점령한 도둑으로 표현한다. 분단된지 67년 됐다. 그때 싸우던 사람들 다 지하에 있다. 북한을 국가로 인정안하는 건 나랑 상관없는데 UN가입국이다. 법과 인식이 따로 놀고 있는 것이다. 이 상황에 전향얘기는 통일을 하지말자는 뜻이다. 통일 안해도 상관없을 사람들이 많다. 무역 7위면 그럴듯하게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럴 것 같으면 차라리 전향을 묻는게 아니라 "이왕 이렇게 된거 대통령이 되시면 서로 다른 나라로 인정하고 인도와 파키스탄처럼 영원히 결별해 살자고 하실 생각이 있으십니까"라고 구체적으로 제안을 했었어야 했다.
 
전향이라는 말은 검경에 가서도 안물어보고 남산가면 듣는말인 것 같은데.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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