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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스튜어드십코드)8개 금투사 첫 합류…"거스를수 없는 대세"

2017-02-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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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한국의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이뤄가는 하나의 좋은 계기가 돼 대외신인도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도입 초기 성장통은 없을 수 없다. 취지에 공감하고 대의를 따르기로 했다."(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결정한 A사, B사 대표)
 
대신경제연구소와 삼성·미래에셋자산운용 등 8개 금융투자회사가 한국판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나서는 첫 대열에 올랐다. 작년 12월 한국판 스튜어드십 코드의 제정을 공표한 이후 두 달 만이다. 이들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말한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결정한 메리츠자산운용의 존리 대표는 고객의 돈이 매니저나 기관투자자의 이해관계에 악용되는 걸 방치하는건 지양돼야 하고 도입 취지가 주주의 가치 증대인 만큼 국내 증시가 선진화되는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그는 "지금은 가이드라인이 나오는 단계로 구체적인 방향 설정이 나오길 기대한다"며 "주주가치를 높여 좋은 회사를 더 좋게 만드는 선진국의 '인게이지먼트(engagement, 주주 관여)펀드' 성공 사례를 국내에서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상장기업 가운데 경영에 참여하는 대주주와 다른 일반주주들간의 이해상충이 여전히 많은 가운데 스튜어드십 코드 채택으로 이 같은 문제점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기관투자자들의 감시강화가 결국 기업의 효율성 제고로 이어질 수 있어서"라는 또 다른 운용사 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기관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의구심을 제기하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 "일이 는다. 조직 구성원도 늘려야 하고 소모비용도 크다. 무엇보다 베네핏을 찾을 수가 없다"는 이유다. 지난 시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대한 반대가 극렬했던 것도 그래서다. 비용 측면에서 까다롭다는 점이 운용사 경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얻을 수 있는 부분보다 부담이 더 크기에 관망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무엇보다 성패 키를 쥔 국민연금이 나서기 전까진 눈치를 살피는 수밖에 없다고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토로했다. 그는 "일본의 공적연금은 초기 도입 당시 분위기를 주도하며 기관의 참여를 덩달아 속도내게 했다"며 "한국도 국민연금이나 공제회 같은 큰 손이 서둘러 나서준다면 초기 빠른 확산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스튜어드십 도입은 가야할 길이고 총체적인 취지에 100% 공감한다.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자본시장 건전화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만큼 업계는 따라갈 것"이라며 "단지 강제사항이 돼 연기금과 운용사 경영에 부담이 돼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고는 하되 강제가 돼선 안 된다는 얘기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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