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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실

LG 이원집정부제 전환…구본준, 경영총괄

구광모 경영권 승계까지 징검다리…전자는 조성진 체제로 전환

2016-12-0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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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LG가 포스트 구본무 시대 준비에 돌입했다. 연말 정기 인사에서 구본준 ㈜LG 부회장이 계열사 사업 및 그룹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위치로 지위가 격상되면서, 구광모 상무로의 경영권 승계 시점까지 '징검다리' 역할을 맡게 됐다. 구 상무는 승진자 명단에서 제외됐다. 
 
LG는 1일 이사회를 열고 그룹 인사안을 최종 확정해 발표했다. 구본무 회장의 지위를 유지하면서도 구 부회장의 역할은 대폭 확대했다. 구 회장은 대외적 역할을 맡으며 경영 일선에서는 한발 물러선다. 정치권에서 논의되던 이원집정부제가 LG에 선제 도입됐다.
 
구본준, LG 경영 총괄…재계 "예정된 수순"
 
구 부회장은 기존 신성장사업추진단장과 함께 그룹 주력사업의 경쟁력 및 수익성을 제고하는 등 사업 전반을 살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전략보고회 등 경영회의체도 주관하게 된다. 재계에서는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평가다. 구 상무가 올해 만 38세로 경영권 승계를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기 때문에, 적절한 승계 시점까지 구 회장의 동생인 구 부회장이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어 왔다.
 
또 자동차부품과 에너지솔루션 등 신성장사업 분야에서의 적극적인 사업 전개와 효율적인 성과 창출을 위해 전자, 디스플레이 등 주력 계열사 CEO를 역임했던 구 부회장의 역할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구 회장의 판단이 이번 인사에 반영됐다. 구 부회장은 이와 함께 LG전자 이사회 의장, LG화학 등기이사를 맡아 두 회사 이사회까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독보적 위치로 올라섰다. 
 
구 회장은 지주회사 ㈜LG의 대표이사 및 이사회 의장으로서 큰 틀에서의 경영 전반과 최고경영진 인사 등 그룹 회장으로서의 역할을 이어나간다. LG를 상징하는 대외적 역할도 그의 몫이다.
 
조성진, 부회장 승진LG전자 원톱 체제로 재편 
 
그룹의 간판인 LG전자도 일대 변화를 맞이했다. 가전사업을 총괄하는 조성진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조성진·조준호·정도현 3각 체제(각자 대표이사)에서 조성진 원톱 체제로 변모했다.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신속한 의사결정과 강한 추진력이 절실하다는 수뇌부의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실적이 조성진 체제의 근간이 됐다. H&A사업본부는 올해 영업이익만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전자의 간판으로 제 몫을 다했다. 스마트폰 사업이 극도로 부진한 상황에서도 LG전자가 실적 개선을 이룰 있는 배경에 조성진표 생활가전이 있었다. H&A사업본부는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만 1조1843억원으로,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 유력하다. 같은 기간 누적 영업이익률도 9.0%를 기록, 수익성도 강화했다. 
 
조 사장은 서울 용산공고를 졸업하고, 지난 1976년 금성사(현 LG전자)에 입사했다. 2007년 부사장, 2013년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고졸신화를 써내려갔다. 국내 10대 기업 임직원 중 고졸 출신으로 부회장 자리까지 오른 이는 조 사장이 유일하다. 
 
위태롭던 조준호 사장도 유임에 성공했다. 각자대표에 오른지 1년이 채 안된 상황이라 기회 부여 차원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그가 이끄는 MC사업본부는 지난해 2분기부터 올 3분기까지 6분기 연속 적자다. 지난해 'G4'에 이어 올해 야심차게 내놓은 'G5'도 흥행에 실패하면서 누계 영업손실만 7921억원이다. H&A사업본부와 함께 실적 개선이 빛난 HE사업본부의 권봉석 부사장은 아쉽게도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사진/LG·LG전자
 
김혜실 기자 kimhs2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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