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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관

이재용의 삼성, 바이오 '개봉박두'

세계 3위 생산능력 갖춰/3공장 완공시 세계 최대 규모

2016-11-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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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이재용의 삼성'이 바이오사업 확장을 본격화한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전자 등기이사 선임과 때를 맞춰 오는 10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서, 이른바 '뉴삼성' 확립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4월 설립된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업체로, 스위스 론자(연 24만리터), 독일 베링거잉겔하임(연 21만리터)에 이어 세계 3위(연 18만리터)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내년 11월 제3공장이 완공되면 총 생산능력은 세계 최대 규모인 36만리터로 확대될 전망이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연구·개발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삼성의 바이오사업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감은 높다. 반도체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의 모델이 유사한만큼, 삼성에게 최적화된 사업이라는 분석이다. 대규모 시설투자를 기반으로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하는 특징과 함께 고객사의 주문에 따라 제조공정을 최적화하는 방식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반도체 노하우를 적용 가능하다. 특히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직접 진두지휘하며, 그룹 내 영향력을 높일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는 삼성물산(52.13%), 2대 주주는 삼성전자(47.79%)로,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7.2%를 갖고 있고, 삼성전자의 등기이사로도 올라있다. 
 
기대감은 공모가에 직접적으로 반영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모가는 희망 공모 범위에서 최상단인 13만6000원으로 책정됐으며, 이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9조원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상장과 동시에 유가증권시장 시총 기준 30위권 진입이 유력하다. 바이오업계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같은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를 확대한다는 것은 곧 시장의 성장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인 동시에 시장 성장의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지난 6월 열린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다만 풀어야할 과제도 상존한다. 우선 공모가 책정을 둘러싸고 기업가치가 너무 높게 평가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흘러나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매출액은 2014년 1051억원에서 지난해 913억원으로 감소한데다가,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195억원에서 2036억원으로 증가한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이라는 브랜드 파워가 고평가 거품을 만든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향후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며 빠른 시일 내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이 이같은 논란을 잠재울 과제로 떠오른다.
 
신약개발을 배제한 사업영역에 대한 아쉬움도 나온다. 국내 바이오업계의 발전을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향후 신약개발 연구개발(R&D)에 힘을 실어주길 바라는 목소리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IT업계는 새로운 기술 개발은 벤처가 담당하고 대기업은 대규모 시설투자와 생산, 마케팅을 담당하는 방식이 일반화되고 있는데, 마찬가지로 바이오업계도 벨류체인이 세분화되고 있다"며 "잘할 수 있는 사업인가, 시장은 괜찮은가 등을 고려했을때 CMO 사업이 우리에게 현실성 있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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