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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니켈 이어 ‘콧물’까지…청호나이스 '고객 책임 전가'

"제품 문제 아닌 관리 소홀…리콜사안도, 공식입장도 없다"

2016-09-2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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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코웨이의 ‘니켈 정수기’ 파문에 이어 청호나이스의 ‘콧물 정수기’ 논란까지 업계 1·2위의 제품들이 잇달아 결함에 휩싸인 가운데, 청호나이스가 고객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앞서 한 언론은 지난 25일 청호나이스 일부 얼음정수기에서 ‘콧물’과 흡사한 이물질이 검출됐다는 고객 신고 사례들을 보도했다. 한국의과학연구원 분석 결과, 해당 이물질은 일종의 미생물 막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미생물 막 점액질 안에 곰팡이가 살고 있기에 이런 색깔을 띄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곰팡이는) 위염과 장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한국소비자원이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니켈이 검출된 코웨이 3종 얼음정수기와 관련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청호나이스는 2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물질이 제보된 경우 현장에서 확인하고, 보상기준에 의거해 처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제품의 문제라기보다 일차적으로 관리 소홀로 인한 이물질 검출로 보인다”며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어 “외부 공기로 인한 곰팡이 증식 등의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제품을 밀폐형으로 만들었는데, 제대로 관리가 안 되면서 이물질이 만들어진 것 같다”며 “회사 연구소는 제품 개선에 나섰고, 위생관련 캠페인도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해당 제품에 대해 “리콜을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공식입장 표명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부터 정수기 이물질 문제는 언론을 통해 꾸준히 제기된 이야기”라며 “제품이 오래 되고, 관리가 제대로 안되면 다른 회사 제품들에도 비슷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쟁사 입장은 다르다. 코웨이 측은 “밀폐형인 청호나이스와 달리 코웨이는 개방형이라 콧물 검출과 같은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동양매직 측은 “직수형인 우리는 저장형인 청호나이스와 제품 구조가 아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청호나이스 제품이 지나치게 밀폐돼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면서 “저장형 정수기는 특성상 물때가 낄 수밖에 없어 정기적으로 내부를 청소해줘야 한다. 내부를 청소하려면 공장에 보내야 하는데, 이는 고객 입장에서는 불편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청호나이스의 경우 주력상품인 얼음정수기의 문제를 인정하면 그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렵다.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호나이스는 지난해 매출 3584억원, 영업이익 129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1위 코웨이가 기록한 매출 2조1613억원, 영업이익 4630억원에 크게 못 미친다. 청호나이스가 코웨이처럼 문제제품 전량 리콜과 같은 조치를 취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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