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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참여정부 이후 임대주택 공급 감소 추세

"주택도시기금 활용하면 해결 가능"…최인호 "정부 의지 부족이 가장 큰 문제"

2016-09-2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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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높은 집값을 감당하지 못한 국민들을 중심으로 임대주택 수요가 늘고 있지만, 정부의 의지 부족으로 충분한 양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은 26일 “노무현 정부를 기점으로 20년 이상 장기임대주택 공급실적이 감소 추세”라고 밝혔다. 최 의원에 따르면 국민임대, 영구임대 등 분양주택으로 전환되지 않는 20년이상 장기임대주택 공급량은 2007년 말 8만9000호를 정점으로 지속 감소했다. 지난해 공급량은 4만6000호에 그쳤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임대주택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주택도시기금을 조성해 놓고도 일부만 사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주택도시기금은 국민주택과 임대주택 건설을 위한 주택사업자와 주택을 구입·임차하고자 하는 개인수요자를 지원하기 위해 국민주택채권과 청약저축, 융자금 회수 등으로 조성한 자금을 말한다.
 
지난해 임대주택건설에 활용된 주택도시기금액은 4조8000억원으로 조성된 기금액(80조원) 대비 6%에 그쳤다. 최 의원은 “이 중 5~10년 뒤 분양주택으로 전환되는 단기 공공임대주택에 지원된 금액을 제외하면 20년 이상 장기임대주택건설에 지원한 금액은 1조8000억원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임대주택건설과 저소득서민 지원 등 본연의 목적에 쓰이지 못하고 이월되는 금액은 36조원에 이른다. 주택청약이나 국민주택채권 상환을 위해 일부 여유자금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전체 운용금액의 45%가 불용처리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 의원은 “주택도시기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만 한다면 임대주택 공급여력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더민주는 국민연금 등의 연기금을 투자해 임대주택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방안을 지속 논의 중이다. 높은 집값을 낮추는 동시에 저출산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더민주 박광온 의원은 이날 배포한 자료에서 “연기금을 (임대주택 등) 공공부문에 투자했던 국가 대부분이 연기금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도 주택, 복지시설 등 공공인프라를 성공적으로 확충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책의 실효성을 강조했다. 스웨덴과 싱가포르, 일본 등에서 국민연금과 같은 공공기금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주택문제를 해결한 바 있으며 스웨덴이 택한 국채매입 방식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던 문형표 박사 등 정부측 전문가들이 지난 2011년 작성했던 ‘국민연금 복지사업 추진방향 정립을 위한 연구’에서도 성공사례로 평가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연기금을 공공투자에 활용할 경우 수익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데 대해 정성훈 대구카톨릭대 교수는 지난 6월2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연금 공공투자 정책추진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부지면적 1300㎡에 용적률 200%, 보증금 1000만원(뉴스테이 기준), 임대료 30만원, 토지매입비(3.3㎡) 300만원을 기준으로 시뮬레이션 돌려본 결과 내부수익률이 10.5%로,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에서 일본의 ‘그린피아’ 정책을 공공투자 실패사례로 거론하는데 대해서도 반론이 나오고 있다. 그린피아 사업은 일본 전국 13곳에 숙박휴양단지를 조성·운영하며 1980년대까지 흑자로 운영되다가 1990년대 민간 휴양단지가 부상하면서 적자로 돌아서 중단됐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그린피아 사업에 투자한 금액은 1934억엔으로 전체 공공투자액의 0.64%에 불과하다”며 “옥의 티에 불과한 지엽적인 사례를 거론하며 일본 공공투자의 성공을 외면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정책은 더민주 당내 경제민주화 1호 공약으로 제시된 상태이며 관련 법안도 발의돼 국회 논의를 기다리고 있다. 박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현행 법에서도 이미 공공투자를 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투자의 개념과 범주가 정부기관에 의해 자의적으로 해석되고 있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법안 내에 공공사업의 개념을 ‘출산율 제고에 기여함으로써 기금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할 수 있는 공공사업’으로 명시해 임대주택 등에 대한 투자근거를 마련했다.
 
함께 발의된 국채법 개정안에는 정부나 공공기관이 공공복지 인프라 투자에만 사용할 수 있는 ‘국민안심채권’ 발행 근거를 명시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뒷줄 가운데)가 6월22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국민연금 공공투자 추진 특별위원회' 2차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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