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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은행권, 내달 ISA 수익률 실적 공개에 '울상'

"5년 상품에 3개월 실적 무의미…과당경쟁만 부추길 것"

2016-06-2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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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시중은행들이 내달 공개되는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수익률 공개에 울상을 짓고 있다. ISA의 가입기간이 최소 5년인 점을 감안하면 3개월 수익률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또한 은행별 줄세우기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일임형 ISA를 판매한 증권사와 은행, 보험사의 3개월 수익률을 7월과 8월에 거쳐 공개할 예정이다.
 
은행의 경우 지난 4월11일 일임형 ISA를 출시한 신한·국민·우리·기업은행의 수익률이 다음달 10일 공개된다. 뒤이어 일임형 ISA를 출시한 농협은행(7월21일), 경남·부산은행(8월29일)도 순차적으로 수익률이 공개된다. 
 
이처럼 수익률 공개가 코앞으로 다가오자 은행권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익률이 공개되면 업체별 업권별 줄세우기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신탁형의 경우 고객이 직접 상품을 선택하는 반면, 일임형은 담당 금융사가 직접 자산을 모델 포트폴리오(MP)만 선택해 구체적인 상품 운용을 맡는다. 그만큼 수익률 면에서 금융사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또한 은행권은 단기 수익률이 증권사보다 낮을 가능성이 높은 것도 우려하고 있다.
 
은행의 경우 비교적 안정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어, 단기 수익률에서 증권사보다 수익률이 낮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내달 도입되는 ISA 계좌이동제에 따라 고객을 타 업권이나 타 은행에게 빼앗길 가능성이 있다.
 
은행 한 고위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의 경우 수익률이 하락하자 고금리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높은 상품을 투입해 수익률을 올렸다"면서 "단기간으로만 따지면 은행의 일임형 ISA가 증권업권보다 낮은 수익률을 보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입기간이 최소 5년인 ISA 상품에서 초기 3개월 수익률이 갖는 의미는 거의 없고 은행 간 또는 타 업권 간 과당경쟁만 부추기는 꼴이 될 것"이라며 "자칫 금융사의 경쟁만 부추긴다면 실제 고객의 재산 증식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ISA 출시 당시 과당 경쟁에 따른 영업압박을 경험한 은행 노조도 이에 반발하고 있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18개 노조는 올해 하반기부터 ISA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한편 신한은행(신한지주(055550))은 최근 일임형 ISA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투자자산 비율을 조정(자산 리밸런싱)했다. 기업은행(024110)도 일임형 ISA 상품의 모델포트폴리오(투자상품 구성)를 변경하고 있다.
 
◇내달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수익률 공개에 은행권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시민이 서울 여의도 한 영업점에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가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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