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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시승기)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명가의 자존심에 깨알같은 운전자 배려까지

SUV 열풍과 토요타 하이브리드 조합

2016-03-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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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자동차의 명가 토요타자동차가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에서 강세를 나타내면서 더욱 입지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전세계에서 108만2000대의 친환경 차량 판매한 토요타는 전년 대비 8.6% 판매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 점유율1위를 차지했다. 전체 시장 규모가 199만2000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의 수치다.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파고들면 토요타의 입지는 더욱 견고해진다. 토요타는 국내에서 차량을 판매 중인 브랜드 가운데 유일하게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이 30%를 넘어선다. 지난해 국내에서 총 7825대를 판매한 토요타는 32.4%인 2539대를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채웠다.
 
이런 토요타가 세단위주 하이브리드 라인업에 변화를 꾀했다.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AV4를 추가한 것. 올해 자동차 시장 대세 굳히기에 들어간 SUV와 토요타 하이브리드 기술이 조화를 이룬 'RAV4 하이브리드'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부터 경기도 청평 자연휴양림까지 왕복 120km 구간을 시승했다.
 
토요타는 지난 7일 대세 차종인 SUV에 강점인 하이브리드 기술을 도입한 'RAV4 하이브리드'를 출시했다. 사진/한국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의 외관은 지난해 출시된 4세대 RAV4 페이스리프트 모델과 같다. 후면부에 부착된 하이브리드 마크와 전자식 사륜 구동임을 알리는 'E-Four' 로고가 부착된 점 정도의 차이다. 4세대 모델부터 도입된 토요타 고유의 킨룩과 우람한 외관, 하부그릴 등은 강렬한 인상을 풍긴다.
 
RAV4 하이브리드 외관은 기존 RAV4 가솔린 모델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사진/정기종 기자
내부 역시 기존 RAV4 모델과 큰 차이는 없다. 일본 브랜드 특유의 정갈하고 단조로운 구성에 곳곳에 사용자를 위한 깨알같은 배려들이 돋보인다. 특히 운전석 컵홀더에 머그컵도 들어갈 수 있는 머그컵 홀도를 마련한 점이나 글로브 박스 상단에 위치한 추가 수납 공간은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이다.
 
머그컵도 놓을 수 있는 컵홀더(왼쪽)와 글로브 박스 상단 수납 공간은 공간활용성을 높이는 요소다. 사진/정기종 기자
하이브리드 미터 디스플레이를 통해 계기판과 센터페시아에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구동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은 추가된 요소다.
 
준중형 SUV에 부족함 없는 공간도 확보했다. 170cm 후반대의 남성이 운적석에 앉아 주행에 적합하게 시트를 설정하고도 좌측 뒷좌석에서 넉넉한 무릎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좌우폭이 눈에 띄게 넓지는 않지만 상대적으로 깊숙하게 구성된 트렁크 공간 역시 활용에 큰 불편함은 없어보인다.
 
신장 176cm의 남성 운전자가 충분한 공간 확보를 하고도 넉넉한 뒷좌석 무릎공간을 제공했다. 사진/정기종 기자
하지만 센터페시아 아래 따로 위치한 주행모드 선택과 열선시트 버튼은 시야 확보가 용이하지 않아 주행 중 조작하기 다소 불편했다. 곳곳에 추가 수납공간을 배치했지만 상대적으로 좁은 운전석 도어 수납공간도 아쉬움이 남았다.
 
센터페시아 하단에 위치한 주행모드, 열선시트 버튼은 운전 중 조작하기 다소 불편했다. 사진/정기종 기자
시동을 걸고 주행에 나섰다. 전기 모터를 이용한 동력으로 미끄러지듯 지하 주차장을 나선다. 디젤 차량 엔진 소음을 싫어하는 운전자라면 분명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도심 구간을 빠져나와 고속 구간에 들어서 스포츠 모드로 속도를 올려봤다. 가솔린 기반 모델답게 꾸준히 속도가 붙는다. 크로스오버 모델이 갖춰야할 기본 덕목은 갖춘 셈이다.
 
다만 힘껏 엑셀을 밟았을 때 느껴지는 모터 구동음은 디젤 엔진 소음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호불호는 분명히 갈릴 것으로 보인다.
 
가속시 하이브리드 모델 특유의 모터 구동음은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한국토요타
RAV4는 태생부터 오프로드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데 최적화된 SUV가 아니다. 기존 SUV의 무거운 풀프레임을 벗고 프레임 없이 일체형으로 제작된 '모노코크 바디' 타입의 원조격 모델답게 도심과 오프로드를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모델로서 적합한 특징을 지녔다.
 
차량에 적용된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E-four)은 전륜 2개의 모터와 제너레이터 뿐만 아니라 후륜에 1개의 모터·제너레이터를 추가해 후륜의 구동과 전기 에너지의 생성을 담당한다. 이를 통해 4륜 구동과 보다 적극적인 배터리의 충전이 가능하다.
 
서울에서 청평 자연휴양림으로 향하는 편도 구간 가솔린 엔진 위주로 주행했을 때 연비는 리터당 11km대였다. 하지만 돌아오는 구간에서 가솔린 엔진 운행 동안 전기모터를 충전해 모터주행을 충분히 활용한 연비는 리터당 17km였다. 제원상 연비는 복합기준 리터당 13.0km(도심: 13.6km/l, 고속도로 12.4km/l)이다.
 
하이브리드 차량 특성에 맞춰 연비 주행을 한 60km 구간의 리터당 연비는 17km 수준이다. 사진/정기종 기자
토요타는 오는 2020년까지 한국에서 가장 사랑 받는 브랜드 달성을 위한 3대 스마트 전략으로 ▲스마트 하이브리드 ▲스마트 고객관리 ▲스마트 서비스를 내세웠다. 그리고 그 일환으로 지난해 프리우스V와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며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에 출발을 알렸다.
 
이달 출시된 RAV4 하이브리드는 토요타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의 3번타자인 셈이다. 유럽산 디젤 SUV를 정조준한 RAV4 하이브리드가 이달 말 출시를 앞둔 4번 타자 신형 프리우스에 성공적으로 바통을 넘겨줄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 또한 이차를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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