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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관

철강업계, 중국발 구조조정 전망에도 안심 못해

"내년 하반기 과임공급 해소" 예상에도 "시장구조 전반적 개선 어려워" 우려

2015-11-0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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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국내 철강업체들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을 중심으로 시장이 내년 하반기 회복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다만 철강업계에서는 자체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업체들이 내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중국발 과잉공급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2016년, 중국 철강산업의 변곡점 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3분기 절반이 넘는 중국 철강업체들이 순손실을 기록한만큼 연말부터 내년까지 자연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민영 철강업체들을 중심으로 연쇄도산이 이뤄질 경우 철강 생산능력이 조정되고, 이를 통해 공급과잉 문제가 어느정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이와 함께 ▲중국 주택판매 회복을 통한 신규착공 회복 ▲중국정부의 인프라 투자와 감세정책 등 회복에 대한 기회가 있다고 봤다.
 
교보증권 역시 이미 철강업계는 더이상 나빠질 것이 없는 상태로, ▲글로벌 광산업체의 감산에 따른 철광석 및 비철금속 가격 회복 ▲중국의 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철강·비철 공급 요인의 변화가 임박 ▲AIIB와 일대일로를 비롯한 동아시아 철강 수요 개선 기대감 등을 이유로 점진적 업황회복을 전망했다.
 
IBK투자증권도 전세계 철강수요 전망이 하향조정된만큼 중국의 구조조정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의 도태가 가속화될수록 국내 철강업체들에게 긍정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같은 금융권의 분석에도 국내 철강업계 표정은 여전히 어둡다. 중국 철강업체들의 구조조정으로 공급은 차츰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공급과잉 수준이 워낙 큰 만큼 공급 중심의 시장 구조는 개선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올해 중국산 H형강에 대한 반덤핑 판정이 나온것만 봐도 국내 철강업체들이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는건 명백한 사실"이라며 "업체들이 느끼는 압박은 H형강 외 다른제품까지 고려하면 더 크다"고 토로했다.
 
이어 "현재 중국 철강생산 제품 중 잉여제품으로 집계된 양만 1억톤 수준"이라며 "구조조정을 통해 줄일 수 있는 수준은 한계가 있으며 중국발 공급과잉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보단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중국발 공급과잉은 최근 중국 철강시장으로 지속되고 있는 내수 부진에 따른 것이다.
 
중국의 지난해 철강 생산량은 전세계 시장 점유율의 50.2%에 해당하는 8억2270만톤에 이른다. 그동안 중국은 이같은 철강재들을 내수에서 주로 소비해왔지만 최근 내수 시장이 부진하면서 공급과잉 현상이 발생하기에 이른 것이다.
 
실제로 중국 내 34개 상장 철강기업중 22개 기업이 올해 3분기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보제공업체인 생의사에 따르면 주강굉흥철강은 19억9200만위안(한화 약 3580억원)의 순손실을 입었으며 무한철강은 5억2300만위안(2728억원), 마안산철강은 13억3900만위안(2339억원)을 기록했다.
 
결국 중국 철강업체들은 과잉공급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철강재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철강재 수출량은 지난해 9300만톤을 기록했으며, 올해 역시 상반기만 5240만톤을 기록하며 연말까지 1억톤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은 구조조정 등 내실 다지기를 통해 생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포스코는 3분기에만 비수익 사업 법인 9개사에 대한 매각 및 청산으로 재무건전성을 강화했다. 또 경쟁입찰 확대를 통한 외주비 절감, 임금 동결, 수리주기 조정 및 자재 재사용 확대, 불필요한 행사 축소 등 그룹차원의 비용 절감 활동을 적극 추진 중이다.
 
현대제철은 고부가강 중심의 판매와 차세대 자동차 소재 연구개발 강화로 경쟁력 강화에 나섰으며 통합시너지 역량 집중을 통해 신규수요 창출과 생산공정 일원화로 비용 절감에 집중하고 있다. 당진 특수강 공장과 멕시코 몬테레이와 중국 충칭에 건설 중인 스틸서비스센터(SSC)를 통해 신성장동력 확보에도 나섰다.
 
포스코 직원이 전남 광양제철소 용광로에서 쇳물을 생산해내고 있다.사진/뉴시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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