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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중국 CPI·PPI 엇박자…인민은행, 정책 고민되네

8월 소비자물가 올 첫 2%↑·생산자물가 5.9%↓

2015-09-10 15:40

조회수 : 8,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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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치솟았다.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반면 생산자물가는 6년래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의 엇갈린 결과는 중국 부양책에 대한 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기업 물가에 대한 디플레이션 우려감을 잠재우기 위한 정책 기대감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인플레이션 2.0% 깜짝 상승
 
1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같은 기간 보다 2.0% 상승했다고 밝혔다. 직전월의 1.6% 상승과 사전 전망치인 1.8%를 모두 웃돈 결과다. 분기 대비로도 예상치(0.4%)를 웃돌아 0.5% 상승했다.
 
이로써 중국의 CPI는 1년 만에 2%대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CPI는 올해 1월 0.8%로 집계돼 2009년 이후 약 5년 만에 1%를 하회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1.4%를 회복한 뒤 꾸준히 1%대를 유지해왔다.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식품 물가가 크게 상승한 것이 전체 CPI 상승률을 끌어 올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돼지고기(19.6%)와 채소(15.9%)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 컸다. 비식품 물가는 1.1% 상승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중국 CPI 가운데 식료품의 비중이 31.8%로 단일 항목의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식료품 가격 변화에 대한 물가 민감도가 타 국가 대비 높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식료품 비중 내에서 돼지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에 달하고 있어 영향력이 더욱 높다는 분석이다.
 
리강리우 ANZ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물가 상승은 2분기 돼지고기 가격의 급등이 큰 영향을 미쳤다”며 “돼지고기 가격 급등을 제외한 CPI의 상승률은 완만한 수준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기업 물가 하락세로 디플레 우려 여전
 
반면 기업 물가에 대한 우려는 지속됐다.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9% 하락했다. 이는 직전월 5.4% 하락과 사전 전망치 5.5% 하락을 모두 하회한 결과다.
 
이로써 PPI는 3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하락 속도도 가파르다. 올해 들어 4%대 하락률을 기록한 이후 지난달에 이어 5%대 하락을 기록한 것이다. 6년 만에 최저치다. 휴가 성수기이자 기업 생산 비수기인 지난 7월보다도 지난달 하락폭이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중국 제조업의 과잉 생산이 기업 물가 상승률의 하락 추세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글로벌 원자재 시장과 상품 가격 하락으로 인해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가 중국 내 중공업의 과잉 생산도 지속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내외 수요가 부진해 근본적으로 중국 부동산 시장의 회복 전까지 기업 물가 전망이 어둡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생산 비용 대비 물가를 올리지 못해 심각한 디플레이션에 진입할 경우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중국 당국, 통화 정책 고민 깊어질 것
 
전문가들은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엇갈린 결과로 중국 당국의 정책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물가의 깜짝 상승과는 반대로 부진한 기업 물가는 디플레이션 우려감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CPI와 PPI의 부진한 전망을 감안할 때 정부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부진한 PPI로 인해 경제 전반의 소비 여력이 개선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지난달CPI가 깜짝 상승으로 2% 물가를 달성했지만 여전히 정부의 물가 목표치(3.0%)까지는 거리가 있는 데다가 2분기 돼지고기 가격 급등의 일회성 요인을 제외할 경우 CPI는 1%대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리 훼이용 중국 신은만국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부진한 PPI 추이는 중국 기업의 수익성을 넘어 경제 구조의 핵심 지표인 전체 소비 여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는 “부진한 PPI 추이로 인한 디플레이션 우려 역시 지속되고 있다”며 “추가 통화완화 정책에 대한 가능성은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 훼이용 이코노미스트도 “디플레이션 우려를 막기 위해 정부는 정책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NZ 역시 "인민은행이 연말까지 시중 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을 인하할 것"이라며 유동성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제기했다. 
 
중국 베이징 재래시장에서 한 상인이 돼지 고기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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