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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재벌개혁 요구에 국감 출석까지…시름에 빠진 재계

2015-09-0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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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재계가 반재벌에 대한 의식 확산을 경계하고 나섰다. 노동계가 노동시장 개선보다 재벌개혁을 요구하고 있는 데다 국정감사에서 기업인들에 대한 출석 요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3일 '우리나라 경제위기 현황과 재벌에 대한 오해' 보고서를 통해 "노동분야의 경우 1970~1080년대에 비해 인구구조, 교육수준, 산업변화 등으로 구조개혁이 시급하다"며 "그럼에도 노동계는 노동개혁보다 재벌개혁이 먼저라는 논리로 핵심을 흐리면서 반 대기업 여론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서 2015 보건의료노조 총력투쟁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뉴시스
  
보고서는 "사내유보금이 느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를 투자나 고용여력이 있다고 왜곡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사내유보금은 기업 이익 중 외부에 배당한 후 남은 금액을 통칭하는 것으로, 기업은 이를 공장·기계 투자 등 경영활동에 사용한다.
 
쌓아둔 현금은 사내유보금 중 현금성 자산을 의미하는데,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비금융 상장사의 총자산 대비 현금성 자산 비중은 9.3%다. G8 22.2%, 유럽연합(EU) 14.8% 등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대학생의 81%가 대기업·공공기관 취업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대기업 청년의무고용할당제를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게 청년 일자리를 늘리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한시적으로 청년 실업률이 줄어든다 할지라도 비청년 연령층의 실업률이 상승하고 구직난이 심각해질 것"이라며 "청년고용할당제가 끝나는 2~3년후에 취업하려는 청년들이 취업난을 겪게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기업 규제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경제민주화 이후로 순환출자와 계열사간 내부거래 비중이 감소하고 있지만, 신규 순환출자 금지·임원보수공시 강제 등 기업들에 대한 규제는 오히려 강화됐다는 것이다.
 
더불어 원하청 관계 규제 강화가 고용확대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고 꼬집었다. 국내 원사업자들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와 이로 인한 하청업체들의 수주물량 감소를 초래해 일자리 창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치권은 국정감사를 일주일 앞두고 대기업 총수를 증인으로 채택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003490)의 '땅콩회항'과 삼성물산(000830)-제일모직(028260) 합병 및 메르스 사태 확산, 롯데그룹의 '형제의 난' 등 이슈가 많았던 만큼 10여명의 기업인들이 증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일자리 창출 등 기업에 대한 사회적 책임은 강화되는 가운데 기업에 대한 인식은 악화되고 있다"며 "국감에서 국회의원들이 여러 기업인들을 불러 놓고 다그치는 것도 국내외적으로 안좋은 인식을 심어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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