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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호

‘군사기밀 수호자’ 기무사 장교가 중국에 군사기밀 유출

3급 기밀자료 1건 등 총 27건 유출

2015-07-1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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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과 방첩이 주요 임무인 국군기무사령부의 소령이 중국에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구속되어 재판에 넘겨졌다.
 
국방부 검찰단은 10일 기무사 소속 해군 S 소령을 군사기밀보호법 및 군형법 위반(기밀누설)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S 소령은 2013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해군 함정과 관련된 3급 기밀자료 1건과 다른 군사자료 26건을 여러 차례 중국인 남성 A씨에게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주변국 동향과 군사 상황 분석, 해군 구축함에 관한 정보 등이 담긴 자료로 전해진다. A씨는 중국 기관 요원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신원이 최종 확인되지는 않았다.
 
S 소령은 중국 유학 중이던 2010년 같은 학교 학생을 통해 A씨를 소개받아 친하게 된 후 A 씨로부터 중국 여행 경비와 모친의 칠순 생일 축하금 800여만원 등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S 소령은 군사기밀 1건을 기무사 소속 B 대위에게 받아 손으로 옮겨 쓴 다음 사진으로 찍은 후 SD카드에 담는 방법으로 A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검찰은 B 대위도 보강 수사를 거쳐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S 소령이 유출한 자료에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관한 것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에 북한이 연루됐을 가능성에 대해 군 검찰은 “단서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군 검찰이 지난 1월 내사를 시작했고 지난달 11일 S 소령을 체포해 한 달 동안 수사했는데도 범행 동기와 A씨의 신원을 파악하지 못한 것은 부실 수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현천 기무사령관은 이날 국방부 기자실을 방문해 “기밀유출을 방지하고 방첩 업무를 주임무로 하는 사령부에서 그런 일이 발생한 데 대해 기무사령관으로서 참담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국민 여러분께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조 사령관은 “내외부 인원이 포함된 특별직무감찰팀을 편성해 연말까지 전 기무부대를 대상으로 직무감찰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윤리강령을 개정해 반드시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명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사령관은 수사 결과 발표 후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기무사 혁신대책을 보고했다. 그러나 기무사 일부 직원들이 방위사업 비리에 연루되어 구속된 데 이어 기밀유출 사건까지 터지면서 ‘이런 기무사가 왜 필요하냐’는 차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황준호 기자 jhwang7419@etomato.com
 
국군기무사령부가 2013년 5월 실시한 '국방 해킹 방어대회’ 장면(기사 내용과는 무관)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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