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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진

서방 투자자, 이란 IT 스타트업에 눈독

핵협상 타결시 경제제재 해제 기대…8천만 잠재 소비자 등장

2015-06-2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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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을 에워쌌던 바리케이드가 거칠 분위기다. 이란 핵 협상이 성사될 조짐이 눈에 띄고 있기 때문. 주요 6개국(유엔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과 이란 대표단은 오는 7월1일 최종 협상일을 앞두고 의견차를 좁혀 나가고 있다. 최근 미국 협상단은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16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핵실험과 핵무기 제조 상황에 대해 결론 내기 전에 원유급수 및 경제제재를 해제할 수도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덕분에 대이란 제재가 종료될 것이란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이란 거리 표지판 (사진=로이터)
자연히 서방 기업들과 엔젤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졌다. 이란 핵협상이 성사되면 13년 동안 닫혀있던 이란의 소비 시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유럽 큰손들은 이란의 넓은 소비시장과 이제 막 도입된 신기술 덕분에 이란의 각종 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이란 IT 시장을 둘러싼 기대감이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에는 IT 제품과 관련 서비스를 찾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란 인구 8000만명 중 4000만명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소셜커머스나 이커머스 사업이 부흥할 판이 마련되어 있는 셈이다.
 
IT 관련 현지 업체 수가 적은 것도 장점이다. 투자대비 수익이 높을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된 이유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지난 2012년부터 각종 정책을 동원해 국내 스타트업을 지원해왔다. 이는 이란 IT 기업들이 마음 놓고 활동할 만한 토양을 마련해줬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신기술도 도입됐다. 이란은 지난해부터 3G, 4G 인터넷 망을 지역 곳곳에 설치했다. 이에 IT 시장의 규모가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더욱 탄력을 받았고 서방 기업들의 시선은 다른 분야보다 IT 쪽으로 일제히 쏠렸다. 데이브 맥클루어 실리콘밸리 파운딩 파트너는 “미국 법이 바뀌고 이란 제재가 느슨해지면 이란 IT 스타트업체 각각에 10만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라바 팔스 벤처캐피탈(VC) 펀드는 유럽과 아시아에서 1억달러를 모집하고, 이란 스타트업 하나 당 30만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미국의 IT 공룡 애플은 투자뿐 아니라 이란 유통업체와 상품 공급을 위한 대화에 들어갔다. 크리스 슈로더 미국 엔젤 투자자는 "신흥국 시장에서 이란 만큼 가능성이 큰 시장은 없다"고 말했다.
 
서방 기업들만 분주한 게 아니다. 이란 기업들 또한 다른 본토 기업들과의 투자유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다. 테헤란에 자리잡은 IT 기업 파티 아미르 솔마니(Faty Amir Soleimani)는 펀드를 조성했다. 타크피판도 투자 자금을 모집할 준비를 끝마쳤다. 타크피판은 현재 접속 고객수가 100만명에 달하는 소셜커머스 업체로 이란의 그루폰으로 통한다. 타크피판은 모인 자금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수익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다만, 유보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이들은 이란 직접 투자를 시기상조로 본다. 핵협상이 성사된 이후에도 직접 투자방식이 허용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란 지적이다. 대신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사업 형태는 역외회사(Offshore company)다. 역외회사는 기업이 합법적 조세 회피를 피하기 위해 외국에 세운 조세피난처를 말한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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