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선영

ksycute@etomato.com

생생한 자본시장 정보를 전달해 드립니다.
('해외직투'길잡이)혁신대신 편리함을 바친다..'애플'

2014-09-26 07:05

조회수 : 4,930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요즘 여기저기서 '해외직구' 얘기가 많이 나오죠. 이제는 주식도 '해외직투' 시대입니다. 지금까지 국내 증시에만 투자하셨다고요? 전 세계에서 국내 자본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2% 정도. 달리 말하면 전세계 98%의 투자기회를 놓치고 계신 건데요. 해외 직접투자도 국내 주식투자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정보가 없어 막막하시다고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 투자할만한 해외 기업에 대한 정보를 NH농협증권에서 쏙쏙 뽑아 제시합니다>
 
 
애플의 혁신은 과연 사라진 걸까?
 
지난 9일(현지시각) 애플은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를 발표했다. 아이폰6가 발표되던 날, 많은 사람들이 ‘애플다움’을 잃어버렸다며 비판했다. 그 이유는 스티브 잡스가 세워놓은 ‘애플의 혁신’ 신화와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이미 타 업체들이 먼저 출시한 스마트워치 시장에 대한 뒤늦은 시장 진출로 시장 선점의 기회를 놓쳤으며 기존의 아이폰보다 커진 아이폰6 플러스의 경우, 혁신을 주도하기 보다는 삼성전자(005930)에 대한 모방이란 시각도 있었다. 
 
신형 아이폰6 발표회장 (자료=애플)
 
하지만 애플의 혁신은 정말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사라진 걸까? 투자자들은 애플의 혁신적인 모습이 이전과 다르게 진행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새로 나온 아이폰6플러스 (자료=애플)
애플은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돈 냄새를 맡은 모양이다. 그동안 사실 애플이 예전부터 할 수 있었던 비즈니스였음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결제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아이폰6에 쏟아졌던 ‘혁신의 퇴색’을 한방에 날릴 수 있는 카드다. 애플의 모바일 결제시스템 ‘애플 페이’가 자리를 잡을 경우 카드사와 은행으로부터 새로운 수수료 수익이 생기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내 모바일 결제시장은 페이팔이 주도하고 있다. 페이팔의 모바일 결제를 이용하는 소매상이 190만개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문 인식으로 사용자 보안 기능 탑재 (자료=애플)
그렇다면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든다. 애플페이로 결제하는 것은 과연 안전할까?
 
돈 문제에서만큼은 많은 사람들이 보수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 설사 안전하다고 하더라도 사용을 앞두고 망설여진다. 안정성만 보장된다면 많은 아이폰6의 사용자들이 모바일결제를 선택할 것이다.
 
그렇다면 애플은 사용자들이 안심하고 사용하기 위해서 어떤 준비를 했을까? 애플에서 사용하는 NFC칩에 그 비밀이 있다.
 
NFC(Near Field Communication)란 근거리 통신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교통카드에서 주로 쓰는 근거리무선통신 기술이다. 사실 애플은 NFC기능의 탑재가 늦은 편이지만, 애플은 아이폰6에 NFC기능을 넣고 터치ID(Touch ID/지문인식)를 통해서 보안 문제를 해결했다.
 
그렇다면 이번에 출시한 애플 페이가 왜 지금에서야 빛을 볼 수 있는 것일까? 그동안 모바일 지문인식 기술에 의구심이 높았으며 또한 은행들의 결제 서비스와 연결하는 것에 은행들이 난색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카드사와 은행들이 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과소평가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각) 주요외신에 따르면 시티그룹, JP모건, BoA 등 애플 페이에 협력하기로 결정한 카드사와 은행들은 향후 이용자가 애플 페이를 사용할 때 수수료를 지불하기로 결정했다.  
 
10월 출시 예정인 애플페이 (자료=애플)
 
아직 출시되지 않은 애플페이 수수료의 정확한 예상 매출규모는 파악하기 어렵다. 애플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애플 페이는 2만2000개 이상의 미국 현지 상점에서 사용이 가능하며 이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비자, 마스터 등 신용카드 회사와 손잡고 10월 정식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애플 페이 동맹군’에는 미국 내 신용카드 결제 규모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큰 손들인 비자카드, 마스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포진해 있으며 이는 단숨에 전자 결제 시장을 뒤흔들 전망이다.  
 
각 금융기관과 제휴한 애플페이 (자료=애플)
 
특히 비자카드와의 윈윈(Win-Win) 구조가 돋보인다. 특히 비자는 ‘새로운 비자 토큰 서비스(Visa Token Service)’ 덕분에 미국 내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이후 해외 업체들까지 비자의 직불 카드와 신용카드를 애플페이에 추가시킬 수 있게 구성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대부분의 상점에서 안전하게 모바일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Forrest)의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모바일 결제 시장은 2012년 128억 달러에서 2017년에는 900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결제시장이 전세계적인 트렌드임을 확인할 수 있으며 애플 페이가 터치 ID와 NFC(근거리 무선통신)를 무기로 연간 400억 달러에 달하는 중개 수수료 시장(미국 기준)에서 강자로 올라설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Gartner)도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모바일 결제시장이 연간 42% 성장률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2016년에만 규모가 4억4800만 사용자가 617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애플이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후발 주자의 위치이나 iTunes 계정에 약 8억 명의 유저와 금융 정보들을 보유하고 있어 단숨에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의 주가차트 (자료=NH농협증권 GTS)
 
그렇다면 투자자 입장에서 바라본 애플은 어떨까?
 
지난 한 주 애플의 주가 차트를 살펴보면 100달러선에서 머물고 있다.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 출시에 대한 기대 효과는 이미 주가에 반영된 모습이다. 하지만 애플페이에 대한 시장의 성장성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히 반영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애플페이는 10월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으로 아직까지 투자자들이 모바일 결제시장의 성장성까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이 오히려 애플에 대한 투자를 고려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애플 주주명부 (자료=NH농협증권,Bloomberg)
 
우선, 애플의 주요 주주를 한번 살펴보자.
 
애플의 주요 주주들이 대형 기관 투자자들인 만큼 이제 주주 친화적인 모습을 가지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이런 점이 팀쿡이 스티브 잡스와 다른 점이다. 팀쿡도 잡스와 같은 혁신적인 인물이 매번 등장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그렇다면 기존 주주들을 잡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바로 고배당 정책이다.
 
참고로 지난 2013년 애플은 미국 내 기업들 중에서 가장 많은 금액의 자사주 매입을 했다. 투자자들은 올해에도 애플의 주주 친화적인 배당 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배당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적이 뒷받침해야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애플 재무 데이터 (자료=NH농협증권,Bloomberg)
 
애플의 실적을 확인해보면 2014년 상반기는 다소 주춤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새로운 아이폰 출시에 대한 실적은 하반기에 반영된다. 이에 따라 2013년 9월에 비해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신제품 아이폰6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애플에 대한 미국민들의 사랑은 유별나다. 즉, 애플은 가장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애플페이 서비스의 시행으로 애플에 대한 뜨거운 충성도는 더욱 굳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습관이 무섭기 때문이다. 이미 아이폰이 미국민들의 생활의 일부분임을 감안할 때, 모바일 결제까지 아이폰으로 이어지는 문화(?)가 생긴다면 타 경쟁업체들이 쉽게 넘보기 힘들 것이다. 또한 유럽 은행들까지 애플페이 서비스에 대한 협상을 진행한다고 하니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까지 ‘아이폰’ 충성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있다. 전통적으로 미국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소비가 활발해지는 경향이 있다.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가 출시된 이후 매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애플은 미국 증시에서 시가총액 1,2위를 다투는 기업이다. 많은 투자자들이 대형주가 그동안 많이 올랐다고 생각하기에 새로운 중소형주를 찾기 시작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아직 애플페이를 과소평가하는 것 같다.
 
아이폰은 더 이상 1회성 매출 상품이 아니다. 이제 애플은 아이폰6에 대한 사재기 열풍과 함께 사용자들의 일상 생활 중 결제가 발생할 때마다 새로운 수익이 생겨나는 구조로 변하고 있다. 1회성 매출 구조에서 상시적 매출 구조로 바뀌고 있는 애플. 눈에 보이지 않는 애플의 혁신은 지금 벌어지고 있다.
 
김규배 NH농협증권 국제영업팀 차장
  
 
이 뉴스는 2014년 09월 22일 ( 16:14:23 ) 토마토프라임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김선영

생생한 자본시장 정보를 전달해 드립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