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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야근에, 특근에..추석도 반갑지 않은 '증권사 IT 직원들'

선물시장 제도 변경에 시스템 개편작업 폭주

2014-09-0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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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야근에 주말 특근까지, 요즘엔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하필 추석 전후로 제도가 개편돼서 일이 더 몰린 것도 있죠."
 
추석이 코앞이지만 증권사 IT부서 직원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이달부터 바뀐 선물시장 제도에 맞춰 시스템 개편 업무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순 이후 몰린 야근과 주말 특근에 IT부서 직원들의 한숨이 깊어진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개선·시행된 파생상품시장제도에 맞춰 지난달 중순부터 증권사 IT부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실시간 가격제한제도와 착오거래 구제제도가 새로 도입됨에 따라 기존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관련 프로그램도 수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A 증권사 IT부 대리 B씨는 "지난달 중하순부터 2주간 하루도 빠짐없이 야근이 이어졌다. 밤 10시가 넘어야 겨우 퇴근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주말에도 쉴 틈은 없었다. 제도 개편 일정에 맞추기 위해 관련 MTS, HTS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주말도 회사에 반납했다.
 
업무 부담 탓에 며칠 앞으로 다가온 추석도 반갑지 않다. 연휴가 끝난 후 15일부터 주식선물시장 제도도 바뀌는데, 이에 따른 프로그램 개편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주식선물 기초자산이 기존 25종목에서 60종목으로 늘어나고, 코스피200 선물옵션 장기 결제월물이 추가 상장되는 데 따른 것이다.
 
추석이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탓에 업무 기한이 짧아져 작업은 단기간에 완료돼야 한다. 야근과 특근이 거듭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A씨는 "추석이 끝나면 일은 더 많아질 것"이라며 "15일부터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돌아가려면 주말까지도 테스트를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도가 바뀔 때마다 증권사 IT팀에 과부하가 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작은 전산 오류에도 책임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업무의 특성 때문이다. 특히 대규모 옵션 주문실수로 지난해 존폐 기로에 섰던 한맥투자증권 사태 이후 증권 IT부문의 중요성과 전산 오류에 대한 경계감은 커지고 있다.
 
C 증권사 IT 사업부 과장 D씨는 "제도는 변경됐는데 전산상으로 잘 진행되지 않으면 곧바로 IT채널이 타격을 받는다. 다른 사고보다 항의가 거세다는 업무 특성 상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정된 인력으로 과도한 업무를 소화해야 하는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여의도 증권가 풍경(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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