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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경

(분석)美 성장률 '5년래 최악'..쇼크에도 지속되는 회복 기대

1분기 GDP 성장률 -2.9%.."겨울철 한파에 따른 일시적 부진"

2014-06-2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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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1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이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뒷걸음질쳤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1분기 성장률 부진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분위기다. 올 초 미국을 강타한 폭설과 이상 한파가 성장 동력을 일시적으로 훼손시킨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향후 미국 경제가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이라는 낙관론에 더 큰 힘이 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직전분기의 마이너스권을 벗어나 3%대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짐 오설리반 하리프리퀀시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기업 경기 동향 혹은 고용지표가 모두 충분히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1분기 GDP 2.9% 위축..2011년 1분기 이후 첫 역성장
 
25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1분기 GDP 성장률 확정치가 마이너스(-) 2.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공개된 수정치 -1%와 예상치 -1.7%에 모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으로,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최악의 성적이기도 하다.
 
GDP 확정치와 수정치 사이의 격차는 지난 1976년 확정치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큰 수준을 보였다. 이로써 미국 경제는 지난 2011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또 다시 역성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미국 GDP 성장률 변동 추이(자료=로이터통신)
 
특히, 헬스케어 부문의 소비가 예상보다도 크게 둔화되면서 GDP 부진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분기 미국인들의 헬스케어 지출은 수정치 399억달러 증가에서 64억달러 감소로 하향조정됐다.
 
미국 전체 GDP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소비 지출은 1% 늘어나는데 그쳐 5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폭을 나타내게 됐다.
 
기업 재고 역시 수정치였던 516억달러에서 459억달러로 낮아졌고, 순수출 감소폭 역시 6%에서 8.9%로 확대됐다.
 
◇美경제, 이상 한파에 '움찔'.."오바마 케어 탓도 있어"
 
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1분기 성장률 부진의 주요 배경으로 겨울철 악천후를 꼽고 있다.
 
지난 겨울 미국에는 '스노마겟돈'이라는 표현이 생길 정도로 강력한 폭설과 한파가 몰아쳐 연방정부가 5번이나 셧다운 되기도 했다. 거스 포처 PNC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겨울 미국의 날씨는 역사적으로 기록될 만큼 크게 악화됐다"며 "극심한 한파가 미 북동부, 중서부, 남동부 전반을 덮쳤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리차드 무디 리전스파이낸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개월 동안의 경제 흐름은 잊어버려도 된다"며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은 기후 악화에 따른 것일 뿐 본질적인 경기 펀더멘털을 반영한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추운 날씨 탓에 미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하면서 기업 재고는 큰 폭으로 감소했고, 이는 미국 GDP 성장률을 1.7%포인트나 깎아 먹었다. 게다가 수출 역시 움츠러들며 미국 경제 성장률을 1.53% 끌어내렸다.
 
거스 포처는 "미국 마이너스 성장률의 절반 이상은 날씨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날씨 요인이 소비 지출과 재고 감소를 이끌며 미국 경제에 150억달러 가량의 손실을 입혔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 성장률 부진의 이유를 건강보험개혁법, 이른바 오바마 케어 탓으로 돌리는 목소리도 있다. 당초 미국 정부는 오바마 케어 시행으로 헬스케어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었다.
 
라인스 프리버스 미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은 "2개월 전만해도 백악관은 오바마 케어가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부했었다"며 "하지만 현재 미국 경제는 예상과 다르게 지난 2009년 경기 침체 이후 최악의 성적을 보이게 됐다"고 지적했다.
 
제이슨 퍼먼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역시 "헬스케어에 대한 지출이 앞서 예측했던 것보다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1분기 GDP 성장률이 하향조정됐다"고 설명했다.
 
◇2분기 성장률 반등 기대감 '솔솔'..증시도 방긋
 
부진한 1분기 경제 성적표에도 불구하고 2분기 성장률 전망은 여전히 밝아 보인다. 실제로 최근 미국 경제는 추운 겨울이 지나간 후 완연한 봄을 맞은 분위기다.
 
미국 노동부가 집계한 지난달 비농업부문 신규 취업자수는 전월 대비 21만7000명 늘어나 예상치 21만5000명을 웃돈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5월 실업률은 6.3%로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목표치인 6.5%보다도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같은달 미국의 자동차 판매 역시 2007년 이후 최대 수준을 달성하며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음을 또 한번 방증했다.
 
샘 코핀 UBS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부터 날씨가 개선되면서 미국 경제가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왔다"며 "2분기 성장률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2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이 3%대로 껑충 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 설문조사 결과,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2분기에 연율 기준으로 3.5% 성장하고, 하반기 3.1% 수준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켓워치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2분기 성장률 전망치도 각각 3.6%와 3.5%로 경기 낙관론에 큰 힘을 실었다.
 
러셀 프라이스 아메리프라이스파이낸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이 활기를 띄고 있고 임금도 상승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올해 2~4분기 수요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2분기 성장률에 대한 기대감은 뉴욕 증시에도 선반영되고 있다. 간밤 뉴욕 3대 지수는 성장률 부진 소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제히 상승세로 마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뉴욕 증시는 1분기 GDP 부진 소식을 향후 미국 경제의 성장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뜻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2분기 경제를 지나치게 낙관할 수 없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마이클 페로리 JP모건체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마이너스 3%에 가까운 성장률은 충격적인 수준"이라며 "GDP와 함께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2.6%나 감소한 만큼 향후 전망을 낙관적으로 바라볼 수만은 없다"고 진단했다.
 
또한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1.8%에서 1.5%로 하향조정한다"고 덧붙였다.
 
  • 조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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