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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보연

(생활속 사물인터넷)②24시간 감시하고, 감시당하기

반려동물 위치 추적 기기, 외출 시 집 돌봐주는 홈CCTV

2014-06-25 18:14

조회수 : 4,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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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1 "삑삑삑 삑삑삑 삑삑삑.."
 
요란스럽게 울려대는 알람 소리에 눈을 떠보니 새벽 2시. 깊은 잠을 깨운 스마트폰 액정에는 '연결이 끊어졌습니다'라는 문구가 떠 있다. 반려견 '산이' 목에 걸어놓은 '지브로'가 스마트폰과 연결이 끊어진 것이다. 열린 대문 사이로 산이가 가출을 했다. 예전 같았으면 부랴부랴 밖으로 뛰어나갔겠지만, 스마트폰 지브로 앱을 켜 산이의 위치를 확인한다. 다행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목에 '지브로'를 걸고 있는 산이. 산이가 지브로 앱이 깔린 스마트폰으로부터 일정거리 이상 벗어나면 알림이 울린다. 지도에는 산이의 위치가 표시된다.(사진=곽보연기자)
 
야행성이 높은 반려동물일수록 바깥 세상에 대한 호기심은 대단하다. 틈을 노려 어떻게 해서든 밖으로 나가고 싶은 반려동물과 '차에 치일까' 혹은 '사람을 물까' 노심초사하는 주인. 집을 나선 반려동물을 안전하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기들이 최근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SK텔레콤(017670)은 반려동물의 실종을 방지하기 위해 위치추적 솔루션을 탑재한 '지브로(ZiBro)'를 출시했다. 무선주파수 인식시스템(RFID)과 블루투스 기능을 내장하고 있는 제품이다.
 
스마트폰에 지브로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한뒤 500원짜리 동전만한 지브로 디바이스와 블루투스로 연결해주면 반려동물이 일정거리 이상 벗어났을 때 알림을 준다. 알림은 거리별로도 설정할 수 있다.
 
반려동물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20미터 이상 벗어나면 자동으로 스마트폰 알람이 울린다. 또 앱 상에 표시된 블루투스 신호세기를 이용하면 정확한 위치를 찾을 수는 없지만 대략적으로 반려동물이 어디쯤에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 지브로 앱을 기자의 반려견 산이와 연결한 모습. 설정해놓은 거리 이상으로 떨어지면 '연결끊김'이 뜨면서 요란한 알림이 울린다.(사진=곽보연기자)
 
다만 몇가지 보완점도 필요하다. 반려동물의 목에 달아주는 이 제품은 방수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때문에 물을 마시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기기에 습기가 차 금방 고장날 가능성이 높다. 또 스마트폰 주인이 집 밖으로 나가도 연결이 끊어져 요란스러운 알림이 울리기 때문에 아침 출근길마다 조금 귀찮을 수도 있다.
 
지브로가 제공하는 기능 중 실종 등록된 동물이 다른 지브로 앱 사용자 범위 안에 포착되면 최초 분실신고자에게 위치 정보를 메시지를 발송해주는 기능이 있다. 좋은 기능인 것은 확실하지만 이 기능이 활성화 되기 위해선 일단 지브로 회원이 늘어나야 한다.
 
#2 생후 6개월 아들을 둔 직장인 여성 추민정(32세)씨는 매일 출근길 발걸음이 무겁다. 육아 도우미를 고용해 하루 12시간씩 아이를 맡기고 있는데 여간 불안한 것이 아니다. 이모님이 아이와 잘 놀아주시는 것 같지만 최근 언론에 보도된 사건사고들을 돌이켜 보면 아들에게도 언제 사고가 생길지 모른다는 생각에 추씨는 가정용 CCTV를 설치했다. 집에 가정용 CCTV를 설치하고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면 내가 원하는 장소를 상하 110도, 좌우 345도로 비춰줘 그나마 안심할 수 있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맘편히 집을 지켜주는 카메라'라는 의미의 홈 CCTV '맘카'를 출시했다.(사진제공=LG유플러스)
 
가정용 CCTV를 설치하는 부모가 늘어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CCTV에도 베이비 모니터, 감시카메라가 설치된 로봇청소기, 카메라가 설치돼 언제든 집을 둘러볼 수 있는 집전화 등 다양한 기기가 출시된 상태다. 이들의 특징은 스마트폰에 연결해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집 안의 상황을 모니터링 할 수 있다는 것.
 
LG유플러스(032640)가 지난해 말 출시한 홈CCTV '맘카'도 평범한 가정용 CCTV다. 월 이용료 6000원으로 집안 환경 모니터링은 물론 TV, 에어컨, 조명 등 가전제품에 대한 원격제어가 가능하다.
 
혼자있는 아기가 걱정되거나 분리불안으로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반려동물을 안심시키고 싶을 때, 아무도 없는 집에 누군가가 침입할까 걱정이 될 때 이 제품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일반 CCTV와는 달리 양방향 오디오 기능을 지원해 스마트폰 앱에 대고 말을 하면 그 소리가 집에 있는 기기에서 나온다.
 
최근 구글이 5억5500만달러에 인수한 '드롭캠' 역시 가정용 CCTV를 만드는 업체다. CCTV를 무선인터넷으로 연결할 수 있어 PC나 스마트폰으로 원격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LG유플러스 제품처럼 마이크가 내장돼 있어 양방향 오디오가 가능하며 녹화된 동영상은 클라우드에 저장할 수 있다.
 
스마트홈, 홈네트워크 등 초연결사회가 다가올수록 우리는 편하게 집을 감시하고 가전제품을 조종하겠지만 그만큼 '해킹'의 위험도 더 커졌다.
 
최근 글로벌 네트워크 보안솔루션 업체인 포티넷이 전세계 11개국 18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물인터넷: 홈네트워크 서비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0%가 민감한 개인정보 노출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물인터넷을 이용한 홈네트워크 서비스가 사용자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한다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답변한 사람도 다수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홈CCTV를 해킹해 아기에게 욕설을 퍼붓고 집 주인의 사생활을 몰래 촬영, 이를 무기로 돈을 요구하는 협박 사례가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 대학생이 여성 BJ의 화상캠을 해킹해 나체를 찍고 협박하는 사건도 불과 석달 전 발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사물인터넷에 '보안'이 뚫리면 '괴물인터넷'이 된다고 강조한다. 집과 아이, 반려동물 그리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설치하는 기기들이 오히려 화살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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