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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G, 구제자금으로 빚잔치

美·유럽 금융기관 20곳에 500억달러 '보상'..美의회 발끈

2009-03-09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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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AIG가 미국 정부로부터 지원 받은 공적자금, 즉 미국민의 혈세가 손실보전 명목으로 미국과 유럽의 대형 금융기관에 흘러들어간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이하 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과 비공개 문건을 인용, AIG가 1730억달러의 공적자금 가운데 500억달러를 AIG의 부실 자산에 노출된 미국과 유럽 대형 금융기관  20여 곳의 손실을 보전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는 AIG가 무너질 경우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난을 감수하고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해왔다. 하지만 AIG가 이 자금의 상당액을 부실 자산으로 인한 상각을 보상하기 위해 거래 회사에 재분배함에 따라 '빚잔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WSJ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와 도이체방크는 지난해 9∼12월 무려 60억 달러씩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 AIG로부터 보상을 받은 금융기관에는 모건스탠리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HSBC, 바클레이스, 로이즈, 소시에테제네랄, 방코 산탄데르 등 세계 유명 금융기관들이 대부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AIG의 손실은 주로 '신용디폴트스와프(CDS)' 거래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CDS는 신용자산의 가치가 떨어졌을 때 손실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보전해주는 신용파생상품. 즉, 이번 보상은 CDS를 구입한 금융회사들이 보유자산 가치가 하락하자 계약대로 AIG로부터 손실을 보전받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한편 미 금융당국은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를 묵인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은 지난 5일 상원에서 AIG 구제자금의 용도를 공개하라는 요구에 "그럴 경우 AIG가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데 타격이 있다"며 이를 거부하고 "AIG에 대한 구제금융이 AIG나 비즈니스 파트너를 보호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미 의회는 콘 FRB 부의장의 위증 논란을 제기하는 등 AIG의 금융구제 자금 전용 사실에 발끈하고 있어 FRB와 재무부는 큰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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