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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프로야구단 스프링캠프, 어디에 차려지나

2014-01-0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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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프로야구단 2014년 스프링캠프 현황. (정리=이준혁 기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청마의 해'라고 불리는 갑오년(甲午年) 새해가 밝았다. 2014년도 시즌을 준비하기 위한 프로야구 구단별 움직임도 다시 바삐 돌아가는 모습이다.
 
올시즌 1군 리그에서 뛰는 대한민국 9개 구단은 선수단 전체 훈련이 원천 금지된 비활동기간(2013년12월1일~2014년1월14일)을 철저히 준수 중이다. 덕분에 올해는 모든 구단이 15일에 공항에서 모여 전지훈련을 각자 출발하는 진풍경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인천국제공항은 야구 선수들과 이들을 보기 위해서 나온 팬들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뒤엉키며 심한 인산인해를 이룰 전망이다. 규정 내에서 최대한 많은 훈련을 하려는 개별 구단의 일정 설정이 이같은 상황을 낳은 것이다.
 
9개 팀 중에서 한화를 뺀 8개 팀이 1·2차 훈련을 구분해 치른다. 또한 8개 팀 중 5개 팀이 1차 훈련을 미국의 애리조나주 내에서 갖는다. KT를 포함할 경우 6개 팀이다.
 
미국 애리조나가 국내 프로야구 팀에게 많은 인기를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6개 구단이 훈련하는 지역은 어떤 차이가 존재할까?
 
◇한반도 면적의 1.35배 애리조나, 전 지역이 따뜻한 날씨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남동쪽에 위치한 애리조나 주의 면적은 29만5254㎢로서 미국의 50개 주 중 6번째로 넓다. 남한과 북한의 면적을 합친 21만9140㎢에 비해 1.347배나 넓은 지역이다.
 
애리조나주 대부분 지역이 전지훈련을 위한 좋은 환경을 갖췄다.
 
아침과 저녁에는 다소 쌀쌀하지만 낮에는 따뜻함을 넘어서 뜨거울 때도 있다. 연평균 낮 기온은 38℃에 달한다.
 
1차 훈련을 통해 선수들은 몸을 만들고 컨디션을 드높인다. 틈틈이 자체 청백전을 치르기도 하나 타격폼 수정과 기본 수비 훈련, 번트 연습 등이 위주다. 1월 훈련은 일본보다 미국이 훨씬 따뜻한 기후에서 훈련할 수 있다.
 
시설도 좋다. 넓은 잔디구장을 3~5면씩 임차할 수 있고 각 캠프간의 거리도 짧기에 다른 팀과의 실전 연습 경기를 하기도 용이하다. 게다가 훈련장 주위에 유흥 시설도 거의 없다. 선수들이 한눈 팔지 않고 훈련에만 계속 매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 구단들은 애리조나 주의 훈련장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일까? 그것은 아니다. 한국 구단들은 미국 구단 스프링캠프 전에 애리조나 주에 왔다가 떠난다. 훈련 일정이 겹치지 않는 것이다.
 
(사진제공=NC다이노스)
 
◇KT와 NC는 애리조나 주 남동쪽의 투산으로
 
지난해 11월20일 먼저 미국으로 떠난 KT를 포함해 6개 구단이 애리조나 주를 찾는다. 다만 구단별 훈련장의 위치는 각각 상이하다.
 
KT와 NC는 투산(Tucson)에서 훈련한다. 애리조나 주의 주도인 피닉스(Phoenix)에서 남동쪽으로 188㎞가 떨어진 인구 52만명 규모의 투산은 애리조나 주 남부 최대의 도시로 꼽힌다.
 
KT는 키노 스포츠컴플렉스에서 훈련을 진행 중이다. KT는 2월11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훈련한 후 타이완 타이중에 이동해 83일 간의 훈련을 마무리한다.
 
NC는 애리조나대학교의 인근 훈련장을 사용한다. 지난해 훈련했던 곳과 같은 장소이다. NC는 다음달 18일 한국에 잠시 귀국한 이후 곧바로 다음 날 대만 남동쪽 도시인 치아이로 이동해 훈련을 계속 잇는다.
 
'9구단' KT와 '10구단' NC가 1차 훈련은 미국 투산서, 2차 훈련은 대만에서 함께 진행하는 상황이 됐다. 타이중과 치아이는 70㎞ 정도 떨어져 있다.
 
◇넥센·롯데, 피닉스 광역권 서북쪽의 서프라이즈서 훈련
 
넥센과 롯데는 피닉스 광역권 서북쪽의 소도시 서프라이즈(Surprise)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와 캔자스시티 로열스 훈련장을 임차해 훈련한다.
 
넥센은 지난해와 동일한 훈련장인 텍사스 레인저스 볼파크를 사용한다. 넥센이 먼저 훈련장을 사용하고 이후 텍사스 측이 훈련장을 쓰는 방식이다. 다음달 초순까지 서프라이즈에서 머무르는 넥센은 다음달 12일부터는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한다.
 
롯데는 훈련장 계약 문제로 인해 베테랑 투수는 지난해처럼 미국령 사이판에서, 야수조와 젊은 투수들은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서 훈련한다.
 
창단 이래 처음으로 애리조나에서 훈련하는 롯데 자이언츠는 작년까지 KIA가 사용했던 캔자스시티 연습장을 사용한다. 롯데 선수들은 2월 초순까지 사이판과 서프라이즈에서 훈련하고 2월10일부터는 일본 가고시마로 이동한다.  
 
(사진제공=두산베어스)
 
◇두산·LG, 서로 가까운 도시로
 
같은 서울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두산과 LG는 스프링캠프도 매우 가까운 지역으로 떠난다. 두 도시 다 피닉스의 서북쪽에 위치한 조그마한 지역으로, 도시간의 거리는 10㎞ 정도에 불과하다. 
 
두산은 미국 피오리아(Peoria)로 일부 투수와 포수만 떠난다. 이후 오는 17일에 먼저 일본 미야자키에 도착한 다른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마무리하는 형태로 스프링캠프를 마친다.
 
LG는 글렌데일(Glendale)에서 모든 선수들이 다음달 초까지 머무른다. LG가 훈련할 곳은 LA다저스가 매년 스프링캠프 훈련지로 사용하는 캐멀백랜치 볼파크다. 이 훈련장은 경기가 가능한 구장만 무려 14개인 곳으로 훈련 여건이 빼어난 장소로 평가된다. LG는 2월10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서 훈련을 잇는다.
 
◇애리조나를 택하지 않은 다른 팀들은
 
삼성과 KIA는 미국령 괌을 스프링캠프 훈련장소로 택한 경우다. 삼성은 전원이 괌으로 이동해 훈련한 이후 다음달 7일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긴 훈련을 마무리한다. KIA는 투수 일부가 괌에서 땀을 흘리고 중도에 다른 선수들이 훈련하는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서 훈련을 이어간다.
 
SK는 예년처럼 미국 플로리다서 훈련을 시작해 일본의 오키나와로 이동하는 코스다. 플로리다는 애리조나와 함께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단들의 스프링캠프 훈련지를 양분(애리조나 14개팀, 플로리다 16개팀)하는 지역이다.
 
한화는 15일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해 계속 머물기로 결정했다. '이동거리를 최소화하자'는 김응용 감독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다. KIA 선수단 일부와 한화 선수단이 먼저 도착한 오키나와에는 2월초 삼성·넥센·LG·SK가 합류해 한국 팀으로 북적일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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