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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식

(스타트업뒤집기)영화 '소셜네트워크'에서 배워야할 것

2013-12-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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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페이스북을 탄생 실화를 모델로 만든 영화 <소셜네트워크>는 벤처창업을 현실적이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다뤘습니다. 특히 백미는 “5억명의 친구가 생긴 순간 진짜 친구들은 적이 됐다(You don't get to 500 million friends without making a few enemies)”는 포스터 표제처럼 창업자 간 분쟁을 다룬 것인데요.
 
마크 주커버그는 교내 유일한 친구인 왈도 세브린과 아이비리그 대학을 중심으로 하는 인맥 교류사이트 ‘페이스북’을 만들었습니다. 마크가 개발 및 서비스 운영을 맡고, 왈도가 재정 및 마케팅을 맡았습니다. 하지만 이용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이 둘은 사업전략을 두고 서로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때 조언자로서 냅스터 창업자 숀 파커가 합류하면서 불화는 더욱 심화됐습니다. 숀 파커는 회사의 미래를 위해 업무역량이 부족한 왈도를 쫓아내자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어설프게 회사경영에 관여할 뿐 도대체 하는 게 없다는 것이죠. 마크는 조금 마음이 걸리긴 했지만 평소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던 터라 승인했습니다. 결국 이는 소송전으로 번졌습니다.
 
언론에서는 스타트업 창업멤버들의 우정과 열정을 낭만적으로 묘사하곤 합니다. 하지만 실상 내부로 들어가서 보면 갈등이 많습니다. 모든 게 부족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자기 안위를 우선적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게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벤처란 언제나 생존의 기로에 놓여있는 조직입니다.
 
페이스북의 분쟁사례는 여러 가지를 시사합니다. 우선 사업이란 결코 고상한 것이 아니며, 우정을 나누기 위한 취미활동은 더더욱 아닙니다. 역시 돈이라는 것은 벌 때 사람을 추하게 만드나 봅니다. 극심한 스트레스와 더불어 ‘막장’ 상황을 견뎌낼 자신이 없다면 애초에 하지 않는 게 좋겠죠.
 
두 번째로 “흔하면 천하다”고 직무를 수행하는 데 특별한 재능이나 기술이 없다면 도태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이디어 창업을 마냥 좋게만 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한데요. 어설프게 마케팅, 재무업무를 했던 왈도가 밀린 것도 비슷한 시각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는 언제나 대체 가능한 사람이었죠.
 
마지막으로 인성과 사교성이 부족하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리스크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마크와 왈도 모두에게 해당하는 말인데요. 특히 마크의 경우 특유 ‘외골수’ 기질이 강했고 나이 또한 경험이 적은 20대였습니다. 만약 좀 더 성숙했다면 얼마든지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며 돈과 우정 모두 지킬 수 있었을 것입니다.
 
◇마크(오른쪽)와 왈도(영화 소셜네트워크 中, 사진제공=소니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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