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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연습생 출신 두산 베테랑' 이종욱-손시헌, NC로 함께(종합)

2013-11-1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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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이번시즌 자유계약선수(FA) 쟁탈전의 실패자에 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믿었던 '집토끼'를 잃어버린 것은 물론 보상선수 영입마저 무산됐다.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는 17일 두산 외야수 이종욱, 내야수 손시헌 영입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종욱은 계약기간 4년 총액 50억원(계약금 28억원, 연봉 5억원, 옵션 2억원), 손시헌과는 계약기간 4년 총액 30억원(계약금 12억원, 연봉 4억원, 옵션 2억원)에 NC로 향했다.
 
두 선수는 16일까지 진행된 원 소속구단과의 우선 협상기간 마감시한까지 계약하지 못해 시장에 나왔다. 이에 NC가 17일 오전 타구단 협상 첫날 빠르게 움직였고 선수 두 명을 한꺼번에 붙잡았다.
 
이종욱은 "그동안 베어스 선수로 받은 큰 사랑에 감사드리며, 신생구단에서 다시 한 번 투지있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뛰겠다"고 말했다. 손시헌도 "'그라운드에서 살아있는 손시헌'으로 오랫동안 남고 싶었기에,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고 포부를 밝혔다.
 
두 선수와의 협상을 진행한 NC 배석현 단장은 "두 선수 모두 선수생활을 모범적으로 하는 베테랑으로 주장 이호준 선수와 함께 다이노스의 젊은 후배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이종욱과 손시헌의 영입에 따른 기대 효과를 설명했다.
 
◇이종욱. (사진제공=두산베어스)
 
◇두산 연습생 출신 동갑내기, NC의 공수 끌어올린다
 
이종욱은 2006년부터 두산에서 활약을 펼쳤다. 현대 유니콘스 방출 후 선린인터넷고 동기였던 손시헌의 추천으로 두산에서 자리잡은 것이다.
 
김경문 NC 감독은 첫해부터 이종욱을 톱타자로 기용했고, 결국 이종욱은 그해 도루 51개(1위)와 타율 2할8푼4리라는 활약으로 김경문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끝내 국가대표 유격수 자리에도 섰고, 두산에서 뛴 8년동안 총 '19홈런 283도루 314타점 570득점, 타율 2할9푼3리'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손시헌은 두산에서 선수 생활을 처음 시작했다. 신고선수로 시작한 손시헌은 성실함을 무기로 통산 953경기에 나서 '38홈런 345타점 354득점, 타율 2할6푼4리'의 성적을 거뒀다. 2005년과 2009년에는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우뚝 섰다.
 
손시헌은 좋은 타격은 물론 172cm의 야구선수로는 단신인 키에도 강한 어깨와 노련함을 활용해 두산 내야에서 붙박이 유격수로 맹활약했다.
 
김경문 감독이 발굴한 이들은 김 감독과 장기간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어, 새로운 팀의 빠른 적응은 물론 감독의 적재적소 활용이 크게 기대된다. 이번 영입을 통해 NC의 전력도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다.
 
◇손시헌. (사진제공=두산베어스)
 
 
◇'신생팀 지원 규정 최대 피해자' 두산, 올해 연봉 깎아 피해 키워
 
두산은 단순히 베테랑 선수 두 명이 이탈한 이상의 충격을 입게 됐다. NC에게 보상선수의 영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보상금액'마저 소액이기 때문이다.
 
FA를 내준 팀은 보상선수를 받을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상 FA를 영입한 팀은 영입선수의 원 소속구단에 '영입선수 전년도 연봉 200%+보상선수 1명' 혹은 '영입선수 전년도 연봉 300%'를 지급해야 한다. 다만 국내 프로야구단이 거의 대부분 대기업 지원을 받는 구단이라 후자를 택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었다.
 
하지만 NC는 '신생팀 지원 방안'의 적용을 받는다. 지난해와 올해 보상선수 없이 영입선수 연봉의 전년도 300%만 원소속구단에 건네면 되는 것이다.
 
하필 두산은 두 선수가 모두 NC에 가며 베테랑 선수를 내주고도 보상선수를 받아오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더군다나 보상금액은 대기업에게 부담되지 않을만한 규모인 11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번 시즌 시작 전 두산은 두 선수가 다소 떨어진 기량을 보였다는 이유로 연봉을 소폭 깎았다. 대다수의 경우와는 다른 처사였다.
 
다른 구단들은 FA 자격예정 선수 연봉을 높인다. 일종의 '보호 장치'다. 강민호와 정근우는 2012년 부진했지만 2013년 연봉은 5억5000만원으로 뛰었다.
 
그러나 두산은 오히려 깎았다. 이종욱은 2억500만원에서 1억9700만원으로 800만원이 깎였고, 손시헌도 1억9700만원에서 1억8000만원으로 1700만원이 줄어들었다. 두산으로서는 합리적인 조치를 취했던 것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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