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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상범

'소원' 이준익 감독 "카메라가 쫓은 것은 피해자의 내일이다"

2013-09-2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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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아동성폭행을 매개로 한 영화 '소원'이 베일을 벗었다. 지난 2008년 12월 발생한 일명 '나영이 사건'을 떠올리게 만든 영화다.
 
영화 기획부터 사회적으로 민감한 소재를 영화화 한다고 해 '2차 피해자 발생'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시선이 적지 않았다. 베일을 벗은 '소원'은 이 같은 우려와 비판을 잠재울만한 따뜻한 감동을 선사했다. 피해 당사자들을 배려하는 부분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연출을 맡은 이준익 감독은 23일 오후 열린 '소원'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영화를 바라보는 태도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이준익 감독은 "평소 아동성폭력에 대해 직접 당사자가 아니다 보니, 그저 통탄만 했다. 그리고 돌아서면 잊어먹고 자세히 알려고 하지 않았다. 너무 마음이 아프고 불편하고 힘드니까"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동성폭행과 관련된 일련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깊숙히 들어보자고 해서, 마음이 동했다. 흥행이고 뭐고 떠나서 찍고 싶었다"고 밝혔다.
 
영화는 아동성폭행을 주제로 담고 있지만, 그 사건의 과정이나 자세한 묘사는 그려지지 않았다. 피해자 당사자의 심정과 가족 및 지인들의 심정과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담으려고 했다.
 
성폭행 장면에 대한 묘사가 없는 것은 물론, 극중 등장하는 뉴스 문구의 작은 부분까지도 피해자에 대한 배려가 담겨 있었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피해와 관련된 구체적인 사용은 피하려고 한다. 피해 당사자들에게는 2차 피해가 될 수 있다. 피해를 강조해서 이 영화의 가치를 높이려고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소원'은 가해자의 처벌에 대한 비중이 적었다. 고발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는 게 이 감독의 말이다.
 
이 감독은 "카메라가 쫓는 것은 피해자의 내일이다. 그들에게 가장 행복한 것은 뭔가라고 생각해 봤을 때 엄정한 처벌도 있겠지만, 잘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우리들은 이들이 정말 잘 살기 바라는 마음으로 이 영화를 찍었다. 그 마음이 전달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극중 소원을 연기한 이레 양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이 감독은 "이레 양을 캐스팅 할 때는 미취학 아동이었다. 이제 초등학생 1학년이 됐다. 최근 아동성폭행에 대한 작품을 연기한 아역 배우가 정신적 후유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상담단체에 의뢰해 영화 촬영 전부터 끝날 때까지 중간 중간 상담을 받게 했고, 개봉한 후에도 피해 당사자나 이레 양과 소통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소원의 아버지 동훈을 연기한 설경구는 "민감한 소재이기는 한데, 정말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다른 곳에 있어서 감독님이 연기하라는 대로 했다. 미희(엄지원 분)와 저, 소원은 그냥 원래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가족이었다. 그게 소원이었다"고 말했다.
 
아동성폭행 피해자의 엄마 미희를 맡은 엄지원은 "작품처럼 일련의 과정을 엄마로서 겪어내는 것은 아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살아볼만한 삶을 견뎌나가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밝은 에너지를 찾아내려는 미희를 만들어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소원'은 가해자에 대한 고발이 아닌 피해자 가족의 희망을 다룬다. 오는 10월 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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