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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수저지고'(首低地高) 시대 마감?..서울-부산 집값 '역전'

2013-09-1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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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최근 3~4년간 전국 부동산시장을 호령하며 신흥 강호로 부상한 부산의 힘이 뚝 떨어졌다. 반면 전통의 강호 서울은 정부의 규제 완화책을 등에 업고 부동산시장의 왕좌 탈환을 노리고 있다.
 
공급 감소 누적으로 급격한 상승세를 탔던 부산은 최근 주택 공급이 늘고, 가격 고점을 확인한 후 약소합세를 보이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하락일로를 걷던 서울은 호황 직전의 지방과 유사하게 공급 감소가 누적되며 바닥을 다지는 분위기다. 특히 매매활성화를 골자로 한 8.28전월세대책은 일순간에 시장에 전환점을 마련해줬다. 
 
◇지방 부동산 훈풍 진앙지 '부산'..너무 올랐나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주 부산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0.01% 하락했다. 최근 1년간 1.70% 하락했다. 사상구가 0.05%로 가장 높은 하락률을 보였으며, 수영구와 남구, 해운대구 등이 내림세를 기록했다.
 
부산은 2008년~2012년까지 56.4% 상승하며, 전국 부동산시장에 주도했던 신흥 중심지였다. 사상구는 73.2%나 급등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은 16.6%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원센터에 따르면 2011년 1만2500여가구였던 신규 입주는 2012년 1만4700여가구로 소폭 증가한데 이어 올해는 1만8230여가구로 늘었다.
 
매매를 자극하던 공급부족과 전세난이 진정되며, 집값은 조정에 들어간 상태다.
 
이영래 부동산114 경남지사장은 "최근 가을 이사철되면서 보합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하락이 시작된 상태로 향후 입주량이 늘면서 향후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서울·부산 연도별 입주물량 동향
 
◇장기 하락의 늪에 허덕이던 '서울'..내릴 만큼 내렸나
 
힘이 빠지는 부산과 달리 오랫동안 힘을 못내된 서울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주 0.01% 상승했다. KB국민은행 조사 결과 주간단위로 서울 아파트가격이 상승세를 보인 것은 2011년 3월 3주차 이후 처음이다.
 
성북구가 0.10% 상승하며 오름세를 주도한 가운데 강남구(0.08%), 강북구(0.07%), 구로구(0.05%) 등 순으로 가격이 올랐다.
 
성북구는 가을 이사철을 맞아 급등한 전세가격 영향으로 일부 소형을 중심으로 매매전환수요가 발생하며 2주 연속 상승했다. 강남구는 재건축이 진행 중인 단지에서 매매수요가 증가하며 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4.1부동산대책과 8.28전월세대책 등과 같은 정부의 처방에 이은 상승세기도 하지만 구조적으로 서울 주택시장은 4~5년 전의 지방과 닮아있다. 외환위기 이후 공급이 줄며 거주 여건이 양호한 주택이 부족해 '전세난'이 발생했고, 매매시장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2011년 3만6411가구였던 입주물량은 2012년 1만5600여가구로 57%나 줄었다. 올해도 1만6200여가구만이 입주했거나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장재현 부동산뱅크 팀장은 "최근 서울은 2~3년 전의 지방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면서 "지방이 시장 구조조정에 들어가며 공급이 크게 줄고, 감소세가 누적되며 전세난을 불렀고 호황을 유도한 모습이 서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방과 같은 폭등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방과 근본적으로 다른 높은 집값 수준 때문이다.
 
장 팀장은 "지방은 주택값이 낮아 폭등 여력이 있었지만 서울은 다르다"며 "집값이 높고 매수자들의 소득과 구매력, 부동산의식이 확실히 예전과는 달라 큰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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