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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식

(뉴스초점)'사면초가' 엔씨소프트, 블레이드앤소울로 탈출구 마련하나

2012-06-21 20:49

조회수 : 5,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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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용식 기자] 앵커 : 국내 게임업계의 최대 상장사죠. 리니지와 아이온으로 유명한 엔씨소프트(036570)가 사면초가에 빠졌습니다. 점점 악화되는 실적에 넥슨 지분양도에 따른 갖가지 의혹, 대규모 구조조정설까지 악재가 거듭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상황속에서 올 상반기 최고 신작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블레이드앤소울을 내놓았습니다. 과연 위기에 빠진 엔씨소프트에 희망이 될 수 있을지 취재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최 기자. 먼저 블레이드앤소울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 다중역할수행게임, 즉 MMORPG의 명가라고 할 수 있는 엔씨소프트의 야심작입니다.
 
2007년 프로젝트가 처음 시작됐고요. 이듬해 블레이드앤소울로 명명됐습니다. 이후 국내 최고의 게임행사인 지스타를 거치며 점차 베일이 드러났는데요. 총 3번의 비공개테스트가 이뤄졌고, 비로소 오늘 공개테스트에 들어갔습니다. 
 
제작기간 6년, 제작비용 500억 등 규모가 비슷한 예를 찾아보기 힘든 그야말로 블록버스터급 게임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앵커 : 하루 멀다하고 새로운 게임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지 않습니까. 오랫동안 준비한 것은 알겠지만 블레이드앤소울이 엔씨소프트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이유가 무엇이죠.
 
기자 : 최근 들어 엔씨소프트의 상황이 상당히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큰데요. 2010년 분기별 매출이 1600억 수준에 멈췄고요.
 
그 이후로 지속적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64% 감소하며 4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요.
 
이런 분위기 탓에 1위 기업인 넥슨과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한편 3위 기업인 네오위즈게임즈의 맹렬한 추격을 받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는 신규시장 개척에 실패했기 때문인데요. 해외사업 성과가 미미하고, 주력사업인 MMORPG 외 다른 장르게임이 부진하면서 일어난 결과입니다.
 
따라서 이를 블레이드앤소울이 만회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 기업의 존재이유는 이윤을 추구하기 위함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굉장히 상황이 어렵군요. 게다가 얼마전 넥슨으로부터 지분이 인수됐는데 이것도 악재로 작용하지 않았나요.
 
기자 : 예. 그렇습니다. 김택진 창업자는 지분 14%를 8000억원에 양도했는데요. 업계에서는 인수조건이 놀랍다는 반응입니다. 조건이 김택진 대표에게 불리하다는 것인데요.
 
최대 주주로부터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을 취득할 때는 보통 프리미엄을 반영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넥슨의 엔씨소프트 주당 인수가는 25만원으로 오늘 종가인 27만1000원보다도 낮은 수치입니다. 김택진 대표가 손해를 감수하고 주도적으로 계약을 했다는 의미인데요.
 
아무리 엔씨소프트 상황이 좋지 않다 하더라도 블레이드앤소울과 길드워2 등 대작 게임이 출시될 상황에서 충분히 반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오너가 지분을 양도했다면 뭔가 회사 내부의 중대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올 만 합니다.
 
이에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양사의 사업 시너지를 높이기 위함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앵커 : 최근 구조조정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사실이 맞나요.
 
기자 : 몇몇 매체로부터 나오긴 했는데요. 200명서부터 크게는 800명까지 직원들 대상으로 명예퇴직 권고를 추진한다는 게 주 내용입니다. 일단 엔씨소프트는 대부분 오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부 프로젝트와 서비스의 중단에 따라 직원들의 이탈이 불가피하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작고 강한 조직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덧붙였는데요.
 
얼마전 엔씨소프트를 방문했는데 직원들이 많이 동요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앵커 : 그렇다면 블레이드앤소울 성과에 엔씨소프트의 미래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네요. 흥행, 가능할까요?
 
기자 : 일단 업계에서는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주장이 많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엔씨소프트는 MMORPG에서 가장 수준 높은 노하우와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입니다.
 
자연스레 좋은 게임이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실제 3차례 비공개테스트와 각종 게임행사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고요. 벌써 생성된 캐릭터가 21만개의 이르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앵커 : 장밋빛 전망이 많긴 하지만 우려도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 그렇습니다. 먼저 국내 MMORPG시장의 한계를 지적할 필요가 있는데요. 이 시장은 몇년전부터 성장이 정체돼 레드오션이 됐습니다.
 
결국 시장점유율을 누가 더 많이 확보하냐 싸움이 된 것이죠. 여기서 과연 얼마나 블레이드앤소울이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근본적인 회의적인 측면이 있고요.
 
더구나 해외시장에서 인기를 끌어야 하는데 널리 알려졌다시피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마케팅 역량이 상당히 떨어집니다. 그렇다면 결국 ‘잘해야 본전치기’가 될 수 있고요.
 
이밖에도 외산게임의 돌풍도 무시할 수 없는 리스크 요인입니다. 특히 디아블로3의 경우 엄청난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데요. 블레이드앤소울이 여기에 가려지고 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물론 반론도 있습니다. 지금 성과만으로도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고, 텐센트와 파트너십으로 중국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는 점, 디아블로 서버 운영에 대한 불만 사태 등 최근 분위기가 블레이드앤소울에 희망적이라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로는 지금 가시방석 위에 앉아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 투자자분들이 굉장히 관심이 많을 텐데요. 엔씨소프트가 좋은 성과 내길 기대합니다. 최용식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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