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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식

(분석)2차 LTRO로 풀린 돈 어디로?

2012-03-0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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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허준식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의 2차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으로 풀려난 자금 대부분이 다시 ECB 금고에 쌓이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6일 하이투자증권은 2차 LTRO 자금은 시장 예상을 상회하며 5295억 유로가 풀렸지만
유럽 경기 둔화 여파 등으로 대부분의 자금이 재차 ECB로 재유입되고 있기 때문에 그 효과가 미약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은행들이 ECB에 예치하는 익일물 초단기예금 추이를 보면 이러한 현상이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며 "1차 LTRO(4892억 유로) 실시 이후 ECB 초단기 예금으로 유입된 금액은 약 820억 유로에 불과했지만 이번 2차 LTRO 실시 이후 동 예금으로 유입된 금액은 약 3450억 유로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2차 LTRO 금액의 약 65%가 갈 곳을 찾지 못하고 0.25%짜리 초단기 상품에 유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유로존 경기둔화 여파로 유럽은행들이 기업이나 가계에 대한 신규대출을 여전히 꺼리고 있고, 최근 자산과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캐리 트레이드 매력이 크게 약화된 점도 2차 LTRO 자금의 손발을 묶고 있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2차 LTRO의 효과가 미약한 또 하나의 원인은 바로 2차 LTRO의 경우 유럽재정 위기국가, 즉 소위 PIGS국적 은행들의 자금 차입 비중이 컸다는 점이다.
 
박 연구원은 "2차 LTRO의 국별 차입액을 보면 스페인과 이탈리아 은행들의 차입액이 총 2990억유로에 달해 전체 자금의 약 56.5%를 차지하고 있으며, PIGS국가 전체로는 3860억 유로로 2차 LTRO 자금의 약 73%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금융기관 조달이 막힌 PIGS 국가들이 2차 LTRO 자금을 많이 받아간 탓에 캐리 트레이드 형태로 시중에 나올 수 있는 자금이 1차에 비해 축소된 것이란 설명이다.
 
박상현 연구원은 "2차 LTRO 입찰 참여은행이 800여개라는 사실은 1차때와는 달리 자금조달이 막힌 중소은행들, 일명 좀비은행들이 많은 자금을 차입했음을 시사하는 동시에 시중 유동성 확대 효과에는 별다른 기여를 할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표]국가별 2차 LTRO 입찰액 (단위: 10억 유로)
 
<자료: Bloomberg, 하이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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