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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그리스 정당의 긴축안 거부는 정치적 쇼"

전문가 "결국 정치권도 긴축안 필요성 인정할 것"

2012-02-0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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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그리스가 또 다시 글로벌 금융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리스 정치권이 유럽연합(EU) 등이 구제금융 지원 조건으로 요구한 재정긴축과 개혁에 반대 입장을 유지,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을 고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다음달 20일 145억유로 규모의 국채만기를 앞두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 구제금융을 지원 받지 못할 경우 그리스가 무질서한 디폴트 사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 그리스 정치권 "추가 긴축은 없다" 입장 고수
 
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이른바 트로이카가 구제금융 대가 제안 중 일부만 동의한 상태다.
 
트로이카는 그리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며, 최저 임금 하향 조정과 연금 삭감, 연휴 보너스 삭감, 공공부문 인력의 추가 감축 등을 그리스에 요청했다.
 
그러나 현재 그리스 정당 대표들은 공무원 감축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1.5% 규모의 추가적인 재정적자 삭감안을 추진하는 대해서만 동의한 상태다.
 
그리스 신민당의 안토니스 사마라스 당수는 "트로이카는 그리스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가혹한 조치를 조건으로 내놓고 있다"며 "추가 긴축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오스당 대표도 "그리스에게 굴욕감을 주는 개혁에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그리스 정치권이 트로이카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이유는 4월 초 그리스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강도높은 긴축안에 동의할 경우, 정당이 민심을 잃을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외신은 "그리스 정당 사이에서는 지금 바로 긴축안에 찬성하는 것은 '정치적 자살행위'라는 인식이 형성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 "정당 반대는 정치적 '쇼'..협상 마무리 될 것"
 
그러나 그리스 정치권도 그리스가 직면한 상황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그리스가 트로이카와 협상을 무난하게 마무리할 것으로 시장은 관측하고 있다. 그리스가 3월 디폴트에 직면할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테오도레 페라지디스 피레우스 대학 경제학부 교수는 "그리스가 사용할 수 있는 카드는 없다"며 "그리스 정치권도 결국 추가 긴축안이 필요성하다고 국민들을 설득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 정치권과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지만, 이는 비난여론을 최소화 하기 위한 '정치적인 쇼'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도 "이번 협상은 곧 마무리돼 그리스가 무질서한 디폴트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을 낮춰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코노믹스는 "그리스가 마지막까지 의견을 모으지 못할 경우도 배제하지 않겠다"면서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지원 받는 시기가 연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코노믹스는 또 "그리스 위기가 끝나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덧붙였다.
 
한 전문가는 "그리스에 대한 유럽 지도자들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는 그리스 협상안 도출에 촉매제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그리스 정부가 구조조정안 합의 실패가 그리스 2차 구제금융안 협상 불발로 반드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아직 그리스 국채 만기일까지는 시간이 남아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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