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웰크론한텍(076080)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유동성 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웰크론한텍이 시공한 경기도 시흥시 시화 멀티테크노벨리(MTV) 내 숙박시설 및 근린생활시설 신축사업의 준공이 늦어졌기 때문인데요. 책임준공 미이행으로 떠안은 시행사의 채무가 자기자본의 70%를 넘는 상황입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웰크론한텍은 지난 2일 디에스코스타의 채무 520억원을 중첩적으로 인수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이번 채무인수는 웰크론한텍이 시흥시 거북섬 시화 MTV에 시공한 ‘오뷰코스타’의 공기 연장으로 발생했습니다. 책임준공 미이행으로 떠안게 된 520억원은 지난해 웰크론한텍 자기자본(665억원)의 78.19%에 달합니다.
앞서 웰크론한텍은 지난 2021년 오뷰코스타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시행사(디에스코스타)와 책임준공계약을 체결했는데요. 이후 공사 진행을 위해 성남동부새마을금고 등 새마을금고 14개 지점에서 520억원 규모의 PF 대출을 받았습니다. 당시 책임준공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채무를 인수하는 조건부 채무인수 약정도 맺었습니다.
책임준공예정일은 지난 1일이었는데요. 공기가 지났지만 당장 해당 채무에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한 것은 아닙니다. 새마을금고 지점들이 기한이익상실 선언을 오는 7월1일까지로 유예했기 때문입니다.
시행사인 디에스코스타는 ‘오뷰코스타’의 기분양계약금액과 분양대금으로 PF를 상환할 예정인데요. 채무상환이 잘 마무리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오피스텔 수요가 줄면서 미분양·미계약 물량 부담이 이어지고 있어서입니다.
시화 MTV는 지난 2020년, 2021년 생활형 숙박시설 붐이 일던 당시에 계획된 사업입니다. 안산시와 시흥시, 한국수자원공사가 주도해 총부지 301만평 규모의 ‘관광레저 복합도시’로 구상됐습니다. 당시 오피스텔 등 생활형 숙박시설이 우후죽순 지어졌지만 지금은 시장의 침체로 수요가 메마른 상황입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시화 MTV 인근은 초기 ‘관광레저 복합도시’에 시화공단 수요 등 기대감이 있었지만, 단기간에 오피스텔 공급이 늘면서 대부분 분양 성적이 저조했다”면서 “비역세권이라서 오피스텔 주 수요층인 1~2인 가구의 수요도 크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 오뷰코스타가 분양에 나섰던 2021년 시화 MTV에서 분양한 오피스텔들은 초기 청약경쟁률이 매우 저조했습니다. 2021년에만 총 7곳의 오피스텔이 분양에 나섰으나 평균경쟁률이 0.2대 1을 넘지 않을 정도로 참패했습니다.
오뷰코스타는 오는 3월에 입주를 시작할 예정인데요. 시화 MTV 수요가 줄어 현재 마이너스 프리미엄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부동산에 매물로 올라온 오뷰코스타 분양권 가격은 2억2000~2억5000만원 수준으로 분양가보다 2000만~2500만원 낮습니다. 이에 계약금을 포기하는 세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당장 입주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지난 3분기까지 분양물량은 20%를 넘기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웰크론한텍은 NH저축은행, 조은저축은행, OK저축은행 등과 오뷰코스타 중도금대출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작년 3분기말 보증약정액 546억원 중 실제 중도금 대출이 실행된 금액은 76억원(13.92%)에 불과합니다.
웰크론한텍은 오뷰코스타 외에도 △안성 아레나스 물류센터, △이천 이황리 물류센터 사업에 1950억원 규모의 책임준공약정을 했습니다. 향후 부동산 PF에 따른 유동성 우려가 더욱 커질 수도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건설사 PF의 경우 사업성이 낮은 사업장이 많다”면서 “지금은 사업장 한 곳의 문제지만 다른 PF까지 연쇄적으로 터질 경우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시화 MTV 오뷰코스타 사업개요. (사진=웰크론한텍)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