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이재영

leealive@etomato.com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어불성설

2024-01-03 10:11

조회수 : 1,534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2일 윤석열 대통령이 증권시장 개장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증시 투자하는 일반 국민들에게 정책 어필하고 있습니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선 공약이었는데 총선을 앞두고 못을 박았습니다. 증시 개장식에 맞춰 발표한 것은 시점을 따졌던 것으로 비칩니다. 지지율이 부진해 총선을 앞두고 강력한 승부수가 필요했던 것이겠죠.
 
대통령은 그러면서 “자본시장 규제 혁파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금투세 폐지는 찬반과 유불리가 복잡해 좋다, 나쁘다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부자감세 운운하는 것도 너무 단편적인 면만 따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금투세 논의를 벗어나 대통령 말을 따져보면 어폐가 있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엄밀히 말하면 규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생긴 겁니다. 오히려 윤정부 들어 각종 규제를 풀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더 심해진 면도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 원인은 배당이 적다는 것입니다. 배당이 왜 적을까요. 이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재벌집단 특유성에서 비롯된 문제입니다. 그룹은 재벌 총수의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그룹내 유보금도 총수의 돈이라는 개념이 과거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외부 지출에 인색했던 것이죠. 해외에서 기업 내 유보금은 주주 공통의 자산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재벌 총수의 자산이라고 여기는 개념이 강했던 것이죠. 그래서 배당을 하면 재벌 총수의 자산이 유출된다고 생각해 배당이 짜다는 비판이 이전부터 나왔던 것입니다.
 
유보금을 아끼는 재벌 총수의 심리는 또 유용하기 쉬운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됩니다. 기업 내 유보금은 그룹 계열사간 내부거래나 일감몰아주기 등으로 총수일가 개인 돈으로 옮기기가 용이합니다. 그러니 유보금이 내돈이란 생각이 자리잡은 것이죠. 내가 가질 수 있는 돈을 배당으로 남주기는 아까운 논리입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과거 여러 재벌 집단에서 적발된 배임, 횡령 범죄와 비자금 사건 등에서 파생된 추론입니다. 추론이지만 외국인 투자자들도 다 아는 심각한 문제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뿌리가 됐습니다.
 
그런데 윤정부는 규제 완화 일환으로 각종 내부거래 규제도 풀었습니다. 기업공시부터 거래 금액에 대한 감시망이 약해졌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될 원인제공을 그룹이 할지 말지는 사후 문제입니다. 그 전에 그런 의심을 살 제도가 외국인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꺼리게 만듭니다. 환경을 그렇게 조성해 놓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는 말은 어불성설입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 이재영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