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1야당 대표 피습, 충격에 빠진 정치권
▶테러 엄단 한목소리
"우리 사회가 어떠한 경우에라도 이러한 폭력 행위를 용납해서는 안돼. 경찰 등 관계 당국이 신속한 수사로 진상을 파악하고 이 대표의 빠른 병원 이송과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라." –윤석열 대통령, 서면 브리핑
"우리는 이상한 사람 몇몇이 이상한 짓을 한다고 해서 흔들릴 정도의 민주주의를 가진 나라가 아니다. 진영이나 상대를 생각하지 않고 이런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을 때,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굳건하게 하기 위해서 빠른 회복을 기원하고 엄정한 사실 확인과 처벌을 우리 모두 요구하는 것이 수준 높은 정당, 수준 높은 시민들이 동료시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대전시당 신년인사회 인사 발언. 한 위원장은 이날 저녁 예정된 '2024 대구·경북 신년교례회' 참석 일정을 취소.
"생각이 다르다고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을 어떤 경우에서도 용납해서는 안된다. 우리가 이룩한 민주주의라는 것은 누구나 이견이 있으면 투표를 통해 더 많은 시민들의 동의를 받기 위해 경쟁하는 시스템이다. 이 대표의 무사, 무탈과 빠른 회복을 기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글
"충격과 분노를 억누를 수 없다. 폭력은 민주주의의 적이다. 폭력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 현장에서 체포된 피의자를 철저히 조사하고 처벌해 폭력이 다시는 자행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글
"증오의 정치, 독점의 정치, 극단적 진영대결의 정치가 낳은 비극. 총선을 앞두고 진영대결이 막 시작되는 시점에 발생한 이런 사태는 나라의 앞날을 어둡게 하는 신호탄 같다. 남북통합, 동서통합, 좌우통합의 정치를 추구해야 한다"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글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과거 계란 투척 수준에서 정치인을 향해 이뤄지던 테러가 점점 더 흉악하고 포악해지면서 증오 범죄 양상으로 변해가고 있음. 2006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에게 사용됐던 문구용 커터칼이, 지난 대선 송영길 민주당 대표에게 사용됐던 둔기로 변했고, 이번엔 강력 범죄에서나 사용될 만한 흉기가 등장. 실제 생명을 위협할 만한 테러가 자행됨. 2022년 일본의 아베 전 총리 암살 사건과 같은 비극이 향후 한국 사회에서도 벌어지지 않을 거라 장담하기 어려움. 이런 정치 테러에 대한 정치인들의 집단적 트라우마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
② 그 원인을 단순히 사회 전체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개인의 병리현상으로만 설명하긴 어려움. 그럴 경우 제대로 된 대책 마련도 불가능. 일단 정치권에선 몇몇 정치인들의 자성과 진단처럼 '상대를 겨냥한 증오 정치와 선동을 중단하려는 노력'이 시급. "서로를 증오하고 죽고 죽이는 검투사 정치는 그만 두어야 한다"(홍준표), "왜 적장을 쓰러뜨리기 위한 극한 대립, 칼잡이의 아집이 우리 모두의 언어가 되어야 하나. 시민 여러분께서 검투사의 검술을 즐기러 콜로세움으로 가는 발길을 멈춰 달라."(이준석) 상대를 처단해야 하는 적으로 규정하는 '사법 정치'가 그 피해자와 지지자들에게 마음의 한을 품게 하고 복수심으로 똘똘 뭉치게 하는 '한풀이 정치'를 낳는 악순환을 이제는 끊어야 한다는 것.
③ 정치권에 이런 큰 사건이 생기면, 밖으로 표현은 하지 않지만 물밑에서는 은밀하게 정치적 여파와 후폭풍의 향배, 이해 득실을 계산하는 무리가 있게 마련. 하지만 당분간은 이 말도 안되는 정치 테러를 당한 이 대표의 무사 쾌유를 비는 시간을 좀 더 가질 필요. 과거 이런 사건이 벌어졌을 때 섣부르게 자신이나 집단의 이익에 갖다 붙이려다 설화를 빚는 이들이 있었음. 그런 의도를 노골적으로 보이는 이나 세력이 있다면 상당한 역풍 각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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