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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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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예산안 '지각통과'…다음은 '김건희 특검'

법정시한 19일 넘겨 예산안 '지각 처리'

2023-12-2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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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을 3주 가까이 넘긴 국회가 21일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했습니다. 국회 선진화법 시행 이후 최장 기간이 걸린 지난해(12월24일)보다는 3일 이르지만, 올해도 19일이나 늦은 '지각 처리'의 불명예 기록을 남겼습니다. 새해 예산안과 주요 민생법안을 처리하며 잠시 숨을 고른 여야지만, 오는 28일 본회의에 오르는 이른바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을 두고 여야의 힘겨루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연말 정국의 최대 분수령은 '김건희 특검'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여야의 한 치 양보없는 싸움이 지속되면서 연말·연초 정국이 급격히 얼어붙는 모습입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밀실 예산' 구태
 
국회는 21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656조6000억원 규모의 예산안을 처리했습니다. 법정 시한을 19일이나 넘기고서야 국회 문턱을 가까스로 통과했는데요. '역대 최장 지각 처리' 오명은 피했지만, '지각 처리'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다는 평가입니다.
 
내년도 예산안은 657조원 규모로, 당초 정부안에서 4조2000억원이 감액됐습니다. 하지만 국회 요구안대로 증액 역시 비슷한 규모로 이뤄져 총액 자체는 비슷합니다. 감액은 주로 공적개발원조(ODA) 예산과 예비비를 중심으로 이뤄졌고 이렇게 깎인 예산은 연구개발(R&D) 분야에 주로 투입됐습니다.
 
이에 따라 R&D 예산은 6000억원 순증됐고, 민주당 의원들의 '삭발 투쟁'까지 불러온 새만금 관련 예산도 3000억원 증액됐습니다. '이재명표 예산'으로 불린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발행 지원 예산도 민주당 요구액(7053억원)의 절반인 3000억원이 편성됐습니다.   
 
가까스로 통과한 예산안이지만, 올해도 여야가 불투명한 방식으로 막판 밀실 심사를 이어가면서 '예산 짬짜미'를 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실제 여야는 지난달 27일부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산하 예산소위 내 소위원회를 가동해 쟁점 예산들을 놓고 줄다리기 협상에 들어갔는데요.
 
이른바 '소소위'로 불리는 이 협의체는 여야가 법률상 존재하지도 않는 명칭까지 만들어가며 여야 지도부 극소수만 참여하는 밀실 기구입니다. 소소위는 그동안 한정된 특정 인원만 참여해 비공개로 진행하다 보니 '밀실 심사', '쪽지예산 온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는데요. 올해의 경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선심성 예산을 늘리는 수단으로 소소위를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4년도 예산안이 통과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예산 넘자마자 '특검 정국'3국조까지 '첩첩산중'
 
예산안의 파고는 넘었지만, 연말 정국의 최대 분수령은 28일 본회의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날 본회의에는 지난 4월 민주당 주도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쌍특검법이 자동 부의되는데요.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은 당일 특검법을 모두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쌍특검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특히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특검법에 대해 여당 지도부는 "반헌법적인 악법", "총선을 앞둔 정치공세"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요. 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쌍특검법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여기에 민주당은 3대 국정조사(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사건) 역시 28일 본회의에서 밀어붙일 방침입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특검이나 국정조사를 조사하려는 사안들은 모두 검찰과 경찰에서 수사 중이거나 이미 수사한 사안 또는 단순 의혹에 불과하다"며 "법적 정당성 없이는 특검도, 국정조사도 응하지 않겠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여야는 총선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위해 21대 국회가 끝나는 날까지 정쟁에만 몰두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총선 정국 주도권 싸움이 시작된 만큼 여야 모두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말연초 여야의 힘겨루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21대 국회에서는 협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치 실종에 가까웠다"며 "총선이 가까울수록 여야 대립도 극한으로 갈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와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처리와 관련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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