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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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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상 만든 '서울의 봄' 열풍

2023-12-21 16:24

조회수 :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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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 걸린 영화 '서울의 봄' 포스터 (사진=뉴시스) 
 
천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는 영화 '서울의 봄' 열풍이 세대를 막론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문화현상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서울의 봄은 비극적인 현대사를 기반으로 역사적 사실을 각색한 영화로 개봉 전부터 주목을 받았는데요. 배우들의 열연과 짜임새 있는 구성, 박진감 넘치는 연출이 호평을 받으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죠.
 
서울의 봄은 영화 소재로는 처음 다뤄지는 12·12 군사 반란에 대한 이야기로, 그 당시 얼마나 허술하게 헌정 질서와 국가 정의가 무너졌는지, 서울의 봄이 왜 군부독재 세력에 의해 짓밟힐 수밖에 없었는지를 담담하고 묵직하게 그려내고 있죠.
 
서울의 봄 열풍은 올해 최고의 영화라는 극찬이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전해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영화 관람 후 스트레스 인증 챌린지 같은 다양한 소비문화 트랜드를 양산하며 70~80년대 현대사 바로 알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의 봄이 화제성의 중심에 오른 만큼 영화를 둘러싼 논란도 각양각색입니다. 일부 초·중·고등학교에서 단체 관람을 계획했지만 극우 보수단체의 항의 집회와 반발에 무산되는가 하면, 서울의 봄을 단체관람했다는 이유로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장이 보수단체로부터 고발당하는 촌극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치권에도 서울의 봄의 흥행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이며, 날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죠.
 
민주당은 영화의 흥행을 정부 여당 심판론과 연결지었는데요. 국민의힘이 과거 군부독재 정권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역사의 퇴행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죠.
 
전두환의 하나회가 주축이 된 민정당은 민주자유당을 거쳐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등 당명을 바꿔가며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다가 지금의 국민의힘으로 진화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3당 합당을 거쳐 정권을 잡은 김영삼 대통령이 취임 직후 하나회를 청산했고, 12·12 군사 반란자들에 대한 역사적 심판을 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반박했죠.
 
역사적 사실에 대한 평가는 정치적 이념에 따라 엇갈릴 수 있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정쟁의 도구로 이용한다는 비판보다는, 과오를 제대로 알고 평가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최근 정치권에서 불고 있는 서울의 봄 논란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잘못된 역사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한 사회적 합의와 노력은 올바른 역사관 확립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올바른 역사관은 치열한 논쟁을 통해 검증된 사실에 대해 부여된 가치가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입니다. 현대사가 민감한 이슈라는 이유로 언급을 피하고 가치 평가를 금기시하는 것은 역사를 외면하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MZ세대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현대사 바로 알기 열풍의 시발점이 된 서울의 봄 흥행에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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