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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환

부정행위 유발 '수능 4교시'…"방식 개선" 한목소리

수능 4교시 탐구 영역, 2가지 선택 과목 답안지 1장에 기재해야

2023-12-21 16:08

조회수 : 2,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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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4교시 탐구 영역 답안지 작성 방식이 수험생의 부정행위를 유발할 수 있어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탐구 영역 2가지 선택 과목을 답안지 1장에 기재해야 하는데 수험생이 착각해 실수로 이미 종료된 앞선 시험의 답안을 수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수험생이 감독관에게 자진 신고하더라도 부정행위로 처리됩니다.
 
답안지 위치 착각해 앞선 시험 답안 수정할 수 있어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수능 4교시 탐구 영역 답안지를 수정하다 실수를 저질러 부정행위로 처리되는 수험생이 매년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수능은 1~3교시의 경우 국어·수학·영어 영역을 순서대로 한 과목씩 시험을 봅니다. 그러나 4교시는 수험생의 선택에 따라 한국사·탐구 영역 2과목·직업 탐구 영역까지 최대 4과목을 동시에 치러야 합니다.
 
이 가운데 탐구 영역은 2개 과목의 시험을 한 답안지에 기재하는 방식입니다. 수험생이 첫 번째 과목 시험을 마치고 두 번째 과목을 치르다가 답안 수정 과정에서 실수로 첫 번째 과목 답안을 건드릴 경우 교육부의 수능 부정행위자 처리 규정 제7조 '응시 과목의 시험 종료령이 울린 후에도 계속해서 종료된 과목의 답안을 작성하거나 수정하는 행위'에 해당돼 전체 시험이 무효 처리됩니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부정행위를 하려고 한 게 아니라 단순히 답안지 위치를 착각해 벌어진 실수이지만 해당 사실을 감독관에게 자진 신고하더라도 원칙상 부정행위 처리될 수밖에 없습니다. 수많은 모의평가를 통해 수능과 같은 방식으로 시험을 치르는 연습을 하지만 수능이 워낙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험인 만큼 긴장한 나머지 이러한 실수를 하는 수험생은 매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올해도 경기도 등에서 이와 같은 실수를 한 수험생이 부정행위 처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 A씨는 "몇 년 전 탐구 영역 답안지 수정 실수로 부정행위 처리된 제자가 있었는데 너무 억울해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에 마음이 많이 아팠다"며 "우리나라에서 수능이 가지는 중요성을 생각했을 때 이렇게 억울한 학생이 나오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4교시 탐구 영역 답안지 작성 방식이 수험생의 부정행위를 유발할 수 있어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2024학년도 수능일인 지난달 16일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2028학년도부터 선택 과목 없어지지만…3년간 문제 반복될 수 있어
 
교육부는 '2028 대학 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통해 오는 2028학년도 수능부터 모든 선택 과목을 없애고 공통 과목 체제로 치르겠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개편안이 시행되면 탐구 과목도 '통합 사회'와 '통합 과학'으로 합쳐져 선택 과목이 사라집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방식의 수능이 앞으로 3번이나 남아 있어 탐구 영역 답안지를 수정하다 실수로 부정행위 처리되는 수험생은 당분간 계속 나올 수 있습니다.
 
전문가도 제도 개선으로 억울한 수험생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현재 규정이 탐구 영역 답안지 수정 실수와 같은 경우를 부정행위로 간주하고 있으니 지킬 수밖에 없지만 단순 착각·실수로 부정행위 처리되는 억울한 수험생이 매년 나오고 있으니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면서 "탐구 영역 답안지를 분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예산 등의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면 4교시 시작 전 감독관이 해당 실수가 나오지 않도록 다시 한 번 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4교시 탐구 영역 답안지 작성 방식이 수험생의 부정행위를 유발할 수 있어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2024학년도 수능일인 지난달 16일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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