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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윤 중기연 원장 "수출 다변화? 법령 미비로 중기부 자체전략 어려워"

'2024년 경제전망과 중소기업 이슈'로 심포지엄 개최

2023-12-1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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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강조하고 있는 중소기업 글로벌화와 수출 다변화에 대해 입을 열었습니다. 오동윤 중기연 원장은 중소기업의 수출 품목 특성에 따른 수출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나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자체 전략을 실시하기에는 관련 법령이 미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기연은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글래드 여의도에서 '2024년 경제전망과 중소기업 이슈'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습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이슈로 지목된 것은 오영주 장관 후보자가 주목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글로벌화, 수출 다변화와 더불어 중소기업 R&D 예산 삭감, 중소기업 부채 문제 등이었습니다.
 
심포지엄 서두에 오동윤 중기연 원장은 "중소기업의 자금난은 영원히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대표적인 이유가 중소기업 정책의 보편성과 형평성 때문이다. 그래서 영원히 자금난과 경영난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일갈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제 상황이 어려울수록 중소기업의 아우성은 커질 수밖에 없고 또 어려울수록 정부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없다"며 "이 간극이 현재 발생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오히려 우리 중소기업 정책이 바뀔 수 있는 적기에 와있다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글래드 여의도에서 열린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의 '2024년 경제전망과 중소기업 이슈'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중기연)
 
"중기 매출 80% 이상이 타기업 납품"…수출다변화 전략, 현실적 문제 지적 
 
이후 종합토론에서 오 원장은 여러 학계, 관련 단체 토론자들에게 수출 다변화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물었습니다. 오 원장은 "새 장관 후보자가 글로벌화와 수출 다변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중소기업의 매출 80% 이상이 타 기업 납품으로 이뤄진다. 중간재를 만드는 상황에서 수출 다변화가 실제로 일어날 수 있겠느냐"고 질문했습니다.
 
이에 안성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실장은 "이번 정부뿐 아니라 지난 정부에서도 수출 다변화를 많이 강조했다. 지금까지는 그렇게 성공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은 뒤 "공장을 이전하려면 인프라 기반이 닦여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인도네시아, 베트남을 제외한 다른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인프라를 개발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준형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숙제이지만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렵다"면서 "수출을 다변화하기 위해서는 시장 개척도 중요하지만 상품의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유명무실하다. 수출 품목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최우선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중국 요소수 파동 사례를 비춰볼 때 수입도 우리 기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정 품목에 차질이 생기면 중소기업은 대체 여력이 부족하다"면서 "수출 다변화뿐만 아니라 수입 다변화에 대한 노력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답을 청취한 오 원장은 "우리 중소기업들은 수출을 넓혀야 한다고만 접근했지 성질로의 접근은 없었다"며 "수출 품목을 살펴보면 중국은 중간재, 미국은 소비재 성격이 강한데 이런 성질에 따라 구사하는 전략이 다르기 때문에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중기부는 이런 수출 전략을 실시하기에 관련 법령이 미비하다. 자체 전략을 쓰기가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선택과 집중'보다 '지원체계·파급효과' 중심으로 정책 펴야" 
 
이밖에 중소기업 정책과 관련해선 오 원장은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얘기하는데 저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며 "배분의 효과성이 아니라 정책을 집행한 후의 파급 효과성을 좀 더 중점적으로 집중해야 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 원장은 "가령 우리가 1000원을 지원했을 때 나오는 결과들이 얼마나 많은 중소기업에게 전달되는지 이 체계에 대한 문제, 이 부분이 정책의 효과성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감히 해본다"고 했습니다.
 
특히 내년도 중소기업 R&D 예산이 25% 줄어든 것과 관련, 선택과 집중 전략에 회의적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오 원장은 "그동안 중소기업 R&D 연구과제는 지원 후 매출로 성과를 측정했다. 이제는 그 지원금도 줄어 1만원을 지원하다가 7500원을 지원했을 때 매출이 얼마나 늘었냐 보게 될텐데 당연히 성과는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오 원장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단어를 들이대기에는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고려해 풀어야 할 난제가 많다. 정치권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접근하면 초장에 고꾸라지지 않을까"라고 우려했습니다.
 
내년 이슈로 '한계기업 조정' 꼽혀
 
한편 이날 발제자로 나선 최세경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정책컨설팅센터장은 내년도 한국경제가 2%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바라보는 내년도 전망이 더 어둡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 센터장은 "수출은 긍정적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창업이 꾸준히 감소하고 파산은 늘어나고 있다"며 "시장의 역동성과 투자 모두 위축돼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과제로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부실 증가 대비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 극복을 위한 중소기업 생산성 향상 △신시장·신산업 창출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 △R&D 지원 효과성을 높이는 정책전달체계 혁신 △중소기업 협동화 및 지역혁신생태계 조성 △수출 스케일업과 퀀텀 점프 지원책 마련 등을 제안했습니다.
 
특히 최 센터장은 "한계기업을 조정하는 것이 큰 이슈가 될 것"이라며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특성별 맞춤 정책을 통해 생산성을 현재 수준보다 2배 이상 끌어올려야 한다. 중소기업간 양극화도 나타나고 있다. 대기업과 연관된 1차 벤더의 생산성은 높지만 그렇지 않은 제조업 등에서는 지니계수가 상승하는 등 양극화가 이뤄지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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