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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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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서 허덕이는 카드사, 할부금융서 묘수 찾는다

"신용판매·대출 부문으론 수익성 개선 한계"

2023-12-19 06:00

조회수 : 3,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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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카드사들이 수익성 다각화의 일환으로 할부금융 시장을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차량 등 고관여제품(소비자가 다른 제품에 비해 더 많은 생각을 거친 후 구입을 결정하는 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할부금융 시장은 올 들어 고금리 여파로 자산 규모가 줄었는데요. 최근 여신금융채 금리가 하향 안정화하고 내년 기준금리 인하 이슈가 나올 수 있는 만큼 안정적인 내구제 시장인 할부금융으로 다시 눈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불황에도 후발주자 할부금융 선전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할부금융을 취급하는 신한·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 등 6개 전업 카드사의 올 3분기 말 기준 할부금융 자산 총액은 10조15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동기 10조7525억원 대비 6.85% 감소한 겁니다.
 
신한카드는 올해 3분기 말 할부금융 자산이 3조6833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2681억원) 대비 13.7% 줄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많이 취급하고 있는 KB국민카드(2조8242억원)는 14.8% 감소했고요. 우리카드는 1조9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2% 감소폭을 보였습니다. 삼성카드는 올 3분기 424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0.7%,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습니다. 
 
이처럼 할부금융 자산이 축소된 데에는 높은 조달 비용과 가계 부채 규모, 연체율이 작용했습니다. 카드업계는 "조달 비용 상승, 수익성 및 리스크 관리 등 상품 포트폴리오 변경이 있었다"면서 "자동차할부 취급액이 감소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고금리 장기화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경기 침체 우려로 자동차 같은 내구재 수요가 위축되면서 할부금융 시장 성장 동력이 약해졌는데요. 올 들어서는 카드사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상승해 건전성 관리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점도 할부금융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했습니다.
 
자동차 할부금융은 장기간에 걸쳐 상환이 이뤄지는 상품인 만큼 고금리 상황에서 연체 발생 우려가 큰 편입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계 부채 규모가 계속 커지며 차량 등 고관여제품이 구매 후순위가 됐고, 연체율이 올라가면서 카드사도 선제적 리스크 관리 차 보수적으로 관리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하나카드와 롯데카드의 경우에는 할부금융 취급액이 오히려 늘었는데요. 하나카드의 3분기 할부금융 자산은 1조4249억원으로 전년 동기(9597억원) 대비 48.4% 늘어났습니다. 롯데카드 5648억원으로 전년 동기(2417억원)대비 133.6% 증가했고요.
 
하나카드 관계자는 "하나페이 앱을 통해 차량정보, 한도, 예상금리 등을 조회할 수 있는 디지털 자동차금융 신청 프로세스를 구축하여 손님 편의성을 증대하였으며, 광고 등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여 수준 높은 손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 니즈에 맞춰 오토할부, 오토론, 오토캐시백 등 다양한 상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롯데카드 관계자 역시 "자동차 할부금융 이용이 늘면서 전체 할부금융 자산이 증가했다"라면서도 "다만 절대액이 작다보니 기저효과로 증가율이 높게 나타난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전채 안정화, 내년 금리 경쟁 예고
 
현재 세계적인 고금리 기조에 맞춰 자동차 할부 금리는 높은 편입니다. 자동차 할부를 취급하는 신한·삼성·KB국민·하나·롯데·우리 등 6개 카드사 할부금리(신형 그랜저 구매 시 30% 현금·36개월 할부 기준)는 이날 기준 연 5.2∼8.7%입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연 7%에 육박했던 할부 금리에 대비해 자금 조달 비용(여전채 금리)이 다소 하락하며 점차 내려가고 있는 건데요. 지난 15일 기준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금융기관채의 AA+등급 여전채 3년물 금리는 3.920%로 전달 말 보다 0.531%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최근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아래로 떨어졌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은 최근 기준금리를 동결, 내년 3차례 금리 인하를 시사하기도 했는데요. 내년에 금리가 인하될 시 할부금융 시장이 포화된 카드업계에서 묘수가 될 것이라 시선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카드사들은 잇따른 가맹점수수료 인하 영향으로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큰 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다른 주력 수입원인 카드론 역시 강화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대출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떨어진 상황입니다. 
 
결국 카드사들은 수익성 다변화 차원에서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눈독들이고 있는데요.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의 경우 할부금융 자산이 영업 자산 중 10% 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자동차금융을 중심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 한다는 방침입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자산 리밸런싱하다보니 할부자산 공격적으로 진행하지 않았던 부분 있다"며 "앞으로 시장금리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면서 할부금융 시장에 맞게 대응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의 긴축 기조가 완화하면 현재 우리나라 중앙은행에서 최소한 금리를 계속 동결하고 있는 상황이라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시장금리가 떨어질 수 있다"며 "카드사와 캐피탈사 간 경쟁이 심화될 수 있어 추후 낮은 할부 금융 금리로 소비자를 유인하고, 다양한 리스 서비스 상품 등 출시로 경쟁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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