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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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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 비대위냐, 용산 출장소냐 '기로'

또 친윤 인사 중용 땐…'용산 바라기' 전락 불가피

2023-12-1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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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김기현 전 대표의 전격 사퇴로 지도부 공백을 맞은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총선이 넉 달도 채 안 남은 상황에서 다시 전당대회를 열고 새 당 대표를 뽑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상황이 반영됐습니다. 여권의 최대 관심사는 비대위원장 인선입니다.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 멘토'로 알려진 김한길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대위원장, 여권 차기 주자로 꼽히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주로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인물에게 당권을 맡겨 수직적 당정관계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비대위 칼 빼든 여…선봉장에 '김한길·원희룡·한동훈' 물망
 
윤재옥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중진연석회의와 최고위원회의를 연달아 개최한 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를 열 수 있는 상황이 안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며 "비대위 체제로 빨리 지도체제를 구성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윤 권한대행은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국민 눈높이에 맞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분, 선거를 앞두고 총선 승리라는 지상 과제를 달성하는 데 능력과 실력을 갖춘 분을 (비대위원장으로) 선임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개인 생각이지만 공동 비대위원장보단 한 분이 하는 게 훨씬 조직 운영하는 데 효율적이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내년 총선에서 여당을 진두지휘할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우선 거론되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 안대희 전 대법관 등도 후보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15일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김 전 대표의 사퇴에 따른 비대위 구성을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비대위는 다음 주 출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사퇴한 다음날인 14일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쇄신 후보가 안 보인다"…수직적 관계 재정립 '어쩌나' 
 
여권의 최대 관심사는 누가 집권여당의 새 지휘봉을 잡느냐입니다. 당 안팎에서는 비대위원장 선출에 있어 중도 외연확장과 수직적 당정관계 재정립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데요. 김기현 지도부 체제의 침몰 원인이 결국 수직적 당정관계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기현 전 대표의 사퇴 관련 언급을 한 부분에서도 '수직적 당정관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이 전 대표는 "대통령이 15일에 돌아온다는데, 대통령과 독대하고 상의 후 거취를 선택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했지만 독대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개인적인 경험과도 약간 닿아 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비대위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대다수 '친윤' 인사입니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의 경우 윤 대통령에게 정치적 조언을 하는 주요 측근인데요. 또다시 '친윤' 인사가 여당의 지휘봉을 잡을 경우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못하는 용산바라기에 불과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습니다. 때문에 '친윤' 인사들은 비대위원장 인선에서는 거리를 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당 안팎에서는 당이 직면한 위기가 수직적 당정관계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는 비대위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즉 비대위는 용산에 할 말을 하면서 당정관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문민정부 출범 30주년' 세미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 자질에 대해 "우리 당의 내부 사정과 역사를 잘 아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며 '김한길 비토론'을 던졌습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한길 비대위원장설이 거론되는 것 자체가 당이 우스워졌다는 증거"라면서 "바뀌어야 할 것은 용산이고 대통령인 만큼, 그에 맞는 비대위원장이 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 신촌의 한 카페에서 열린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합동 북콘서트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정관계 재정립 같은 것이 전제돼야 비대위 구성이라든지 당 지도체제 확립에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가 사퇴하면서 이제 비대위 등이 어떻게 꾸려질지가 관건"이라며 "변화와 혁신을 상징할 수 있는 인물이 나와 당을 이끌어야 한다. 친윤 일색으로 비대위원장 등이 구성된다면 변화와 혁신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4일 오전 국회 국민의힘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실에서 중진의원 연석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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