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이종용

yong@etomato.com

금융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겠습니다
(은행지주 지배구조 개선)2인자 겨냥한 금감원…부회장직 존폐 기로

부회장제 운영시 외부후보에 비상근 직위 부여해야

2023-12-12 15:18

조회수 : 3,082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금융감독원이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경영승계과정에서 내부 후보와 외부 후보간 공평성을 강조하며 금융사 '지배구조 세습'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특히 회장 승계 핵심 코스로 거론되는 부회장직이 도마에 올랐는데요. 금융지주사 입장에서는 '2인자' 자리를 유지할지 말아야할지 고심이 깊어졌습니다.
 
금감원이 12일 발표한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보면 당국은 회장의 복심으로 물리는 부회장직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경영 승계 과정에서 외부 후보와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금융사 부회장직은 지주 핵심 전략 총괄책임자인 동시에 차기 회장 후보군 육성 프로그램으로 활용돼 왔는데요. 계열사 CEO로 경험과 역량을 쌓고 인정받으면 임기가 끝난 후 부회장직으로 승진하는 방식입니다. 금감원은 공정한 경쟁을 위해 외부 후보에게도 비상근 직위를 부여해 은행의 역량개발 프로그램에 참여시킬 것을 권고 했습니다. 
 
다만 은행권 관계자들은 외부 후보가 현직인 경우 비상근 직위나 CEO 승계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한계가 있다는 반응입니다. 결국엔 차기 회장 후보군을 특정해온 관행을 손보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큰데요. 현재 공석으로 있거나 임기가 만료되는 부회장직은 폐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부회장직 신설은 2017년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투명화 차원에서 권고하던 사항이었는데 이제는 불공정 사례가 돼 버렸다"며 "외부 후보를 차별하지 말라고 권고하는 만큼 공석으로 있는 자리를 다시 채우기는 부담스럽다"고 말했습니다.
 
4대 금융지주 중에서는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가 부회장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KB금융은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양종희, 허인, 이동철 등 3명의 부회장을 선임했는데요. 양 부회장의 회장 취임과 동시에 나머지 2명의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났고, 그대로 공석으로 있습니다.
 
하나금융은 이은형 부회장과 박성호 하나은행장,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 등 3인 부회장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이들 3인 부회장 임기는 올해 말까지입니다.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부회장직을 운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올 들어 부회장직을 신설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규준 마련 작업과 맞물리면서 논의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금융감독원은 12일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발표했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모습.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 이종용

금융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겠습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