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270억원을 투입한 KBS 2TV '고려거란전쟁'이 사극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대하 사극'은 보통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고려거란전쟁'은 중·장년층을 넘어 젊은 시청자들까지 사로잡고 있습니다. '태종 이방원' 이후 1년여 만에 다시 제작된 대하 사극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은 '고려거란전쟁'은 최수종이 10년 만에 사극 복귀작으로 선택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더욱이 대하 사극 최초로 넷플릭스에서 방영돼 전세계에 공개됐습니다.
지난 11월11일 첫 방송을 시작한 '고려거란전쟁'은 총 32부작으로,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 황제 현종(김동준 분)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 강감찬(최수종 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1월11일 첫 방송 당시 전국 집계 기준 5.5%의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시청률이 상승하기 시작한 '고려거란전쟁'은 지난 10일 방송분이 10.0%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방송 2회 만에 국내 넷플릭스 TV 시리즈 부문 1위를 차지했습니다. OTT 통합 검색 및 추천 플랫폼 키노라이츠에 따르면, '고려거란전쟁'은 11월 5주차 키노라이츠 통합 랭킹 1위를 지키며 2주 연속 정상에 올랐습니다.
시청자 사로잡은 'VFX'
'고려거란전쟁'은 대규모 전투가 치러진 고대 전장을 각종 화려한 시각특수효과(VFX)와 컴퓨터 그래픽으로 생생하게 담아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VFX는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에 적용되는 영상 제작기법 중 하나로, 컴퓨터 그래픽이 주로 활용돼 흔히 CG 특수효과로 불리고 있습니다. '고려거란전쟁'이 국내 드라마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전쟁 장면으로 호평을 받는 이유도 딥페이크와 혼합 현실 스튜디오 기술을 적극 도입했기 때문입니다.
방송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귀주대첩, 흥화전 전투 등은 치열한 연구로 완성한 역사 고증에 VFX 기술력이 더해져 시청자들을 몰입시켰습니다. 대규모 전쟁 장면을 재현해낸 '고려거란전쟁'은 이전 사극 드라마들과 다른 전투 장면이 주는 긴장감을 선사해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재미를 줘 중·장년층을 비롯해 젊은 시청자들까지 '고려거란전쟁'에 빠져들게 만들었습니다.
대하 사극의 경우 50부 이상의 긴 호흡을 가지고 역사적 사실을 꼼꼼하게 담아내 극의 재미보다는 고증적 측면이 강합니다. 하지만 '고려거란전쟁'은 32부작으로 다른 대하 사극에 비해 회차가 짧습니다. 그러다 보니 긴 서사를 빠른 전개로 담아내는 등 지루할 틈이 없게 만들었습니다. 더구나 산성 전투의 전략이나, 당시 사용된 무기와 의상까지도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대하 사극의 매력을 느끼게 합니다.
시청자 사극 호감도 높아져
더구나 MBC '옷소매 붉은 끝동' 이후 사극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역사적 사실 안에서 상상력을 더해 극의 재미를 더한 사극에 시청자들이 열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인',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낮에 뜨는 달' 등 로맨스 장르와 판타지 장르까지 더해진 작품이 제작돼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극 장르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 상태에서 디테일한 고증을 바탕으로 역사적 사실을 담아내는 대하 사극에 대한 관심도 늘어났습니다. 270억원이라는 제작비를 과감히 투자해 엄청난 분량의 스토리를 빠르게 전개 시키면서도 철저한 고증까지 더해져 정통 사극만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MZ세대의 시청 성향을 고려해 넷플릭스에서도 공개하면서 젊은 시청자들의 유입이 더해져 드라마의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KBS 2TV '고려 거란 전쟁'.(사진=KBS)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