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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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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증권부 종목팀 박준형입니다. 상장사들에 대한 생생한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씨엑스아이, 잇따른 현물출자…주가 '반토막'

올해 발행주식총수 74% 신주 발행…대부분 현물출자

2023-12-12 06:00

조회수 : 6,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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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국내 상장 중국기업인 씨엑스아이(900120)(전 씨케이에이치)의 잇따른 신주 발행을 두고 자산 평가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증 대부분이 현물출자 방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인데요. 현물로 납입한 자산은 외부 평가를 공개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생긴 신주 물량들은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씨엑스아이 3년 주가 추이.(사진=한국거래소)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씨엑스아이는 올해 유상증자를 통해 5차례 신주를 발행했습니다. 총 1억2733만1768주(73.8%)가 발행됐거나 발행 예정이며, 이중 91%에 해당하는 1억1584만5326주가 현물출자 방식으로 발행됩니다. 이는 발행주식총수의 58.59%에 달하는 물량입니다.
 
문제는 현물출자 과정에서 기업가치 평가가 적정하게 이뤄졌는지 판단하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씨엑스아이는 지난 7월 현물출자를 통해 2533만주의 신주를 발행하며 버진아일랜드 소재 기업 쉬우엔글로벌(Xiuyuan Global Ltd)의 지분 13%(1300주)를 취득했는데요. 이달에도 쉬우엔글로벌 지분 15%(1500주) 취득하면서 3008만주 가량의 신주를 발행할 예정입니다. 
 
쉬우엔글로벌의 경우 중국계 기업인 ‘쉬우엔(선진)전자상무유한공사’를 손자회사로 두고 있다는 내용만 확인될 뿐 사업이나 기업가치에 대해 알려진 정보가 없습니다. 쉬우엔글로벌이 설립된 버진아일랜드는 차명 계좌 개설 및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통한 조세 회피처로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합니다. 
 
씨엑스아이는 지난해 최대주주가 변경됐는데요. 현 최대주주인 루이싱인터내셔널홀딩스(RUIXING INTERNATIONAL HOLDINGS LIMITED) 역시 버진아일랜드 소재 기업을 통해 최대주주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씨엑스아이는 현물출자를 통해 지야스타(JIEYA STAR LTD) 지분을 취득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지야스타의 주요주주로 있던 홍콩계법인 루이싱이 지분 16.24%를 취득해 2대주주에 올랐죠. 당시 씨엑스아이의 최대주주는 창업자인 왕위에런(WANG YUEREN) 회장이었는데요. 지난 2014년부터 꾸준히 지분을 매각해 지난해 최대주주가 루이싱으로 변경됐습니다.
 
지난 2010년 씨엑스아이 상장 당시 왕 회장의 지분은 56%에 달했지만, 장내매도 및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지분율이 꾸준히 낮아졌죠. 지난해 10월에는 지분율이 16.23%로 줄면서 루이싱과 지분율이 역전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씨엑스아이의 주가도 급락했습니다. 2015년 5500원에 달했던 주가는 11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98% 감소했죠. 왕 회장이 매도한 물량 상당수는 소액주주들이 받아갔습니다. 2014년 결산(6월) 기준 40.91%였던 소액주주 비중은 지난 9월말 기준 64.58%까지 늘었죠.
 
현 최대주주인 루이싱 역시 과거 씨엑스아이 지분을 매각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루이싱은 지난 2021년 씨엑스아이의 1회차 CB(6억8000만원)를 인수한 곳이기도 한데요. 지난해 모두 주식으로 전환됐지만, 현물출자 전 루이싱이 보유한 씨엑스아이 지분이 없었죠. CB는 모두 주식전환 후 매도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씨엑스아이 측은 “루이싱의 경우 과거 지분 매도는 단순투자자 였을 때고 최대주주 변경후 지분 매각은 없었다”며 “쉬우엔글로벌 등 이번 유증 대상자들 역시 회사와 협력관계로 장기적인 관점으로 지분을 확보한 만큼 보호예수 종료 직후 바로 매각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해외법인들의 가치평가의 경우 해외 회계법인들을 통해 진행됐고 자료는 비공개 사항이라 거래소에만 제출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익명의 업계 관계자는 “해외법인의 취득을 위한 현물출자 유증의 경우 국내에서 평가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적정하게 가치평가가 이뤄졌는지 알 수 없다”며 “대주주의 매도와 현물출자를 통한 중국자본의 유입은 회사의 불신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부풀려진 기업가치로 신주가 발행되고 추후 장내매도로 이어질 경우 피해는 소액주주들이 보게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씨엑스아이 홈페이지 캡처)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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