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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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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IRA·EU CRMA·중국 요소통제 등 공급망 리스크에 휘청인다

흑연·요소 등 날이 갈수록 커지는 '공급망 변동성'

2023-12-06 17:07

조회수 : 1,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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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소희·김유진·이민우 기자]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유럽연합 핵심원자재법(EU CRMA)을 비롯해 중국의 갈륨·흑연에 이은 요소 수출 통제 등 날이 갈수록 공급망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미국 주도의 대중 수출·투자 통제가 강화되면서 총성 없는 '공급망 전쟁'에 이어 자국의 수요 증가 요인 등 공급망 리스크가 복병처럼 도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정부도 외교전략, 수입 다변화와 공급망 협력을 위한 액션행보에 나서고 있지만 핵심 산업의 국내 소재 개발과 비축기지 확충 등 다양한 수단의 필요성은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는 '국가 핵심광물 전용 비축기지 구축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에 통과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민관 흑연수출 통제 대응회의 모습. (사진=뉴시스)
 
공급망 '흔들'…핵심광물 부랴부랴
 
수출 통제 등은 비단 요소수 뿐만 아닙니다. 앞서 중국은 자국 흑연 업체가 수출할 때 정부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 수출통제를 실시한 바 있습니다. 흑연은 배터리 핵심 소재에 사용하는 핵심광물입니다.
 
중국은 세계 최대 흑연 생산국이며, 한국의 경우 인조 흑연 87%, 천연 흑연 72%(2021년 기준)를 중국에서 수입했습니다. 의존도가 높은 만큼 우리나라 산업계의 파장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도 국가 핵심광물 전용 비축기지 확충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입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이날 '국가 핵심광물 전용 비축기지 구축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에 통과했습니다. 예타 통과로 정부는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2400억원을 투입해 국가 핵심광물 전용 비축기지를 구축합니다.
 
2024년부터 새만금 국가산단 내 부지면적 약 19만㎡, 건축연면적 약 11만㎡ 규모로 건설됩니다. 이에 정부는 13종 희소금속 비축량을 2031년까지 100일분 이상으로 확대합니다. 신규 핵심광물 전용 비축기지에 현재 비축 중인 광물과 향후 확대 예정인 광물을 체계적으로 비축·관리할 계획입니다. 
 
정부가 핵심광물 전용 비축기지를 구축하는 이유는 '공급망 리크스' 대응 차원입니다.
 
우리나라는 필요 광물자원의 9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특히 특정 국가의 의존도가 높습니다. 희토류, 마그네슘 등의 중국 비중이 70% 넘게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따라서 예상치 못한 변수로 원활한 공급이 이뤄지지 않거나 가격이 급등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는 '국가 핵심광물 전용 비축기지 구축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에 통과됐다고 밝혔다. 그래픽은 산업용·차량용 요소 수입현황. (그래픽=뉴스토마토)
 
미 IRA·EU CRMA발 리스크 '여전'
 
중국발 흑연·요소 등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미국 IRA·EU CRMA도 주요 리스크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2025년부터 중국 등 해외우려국 기업에서 조달한 핵심광물 사용의 전기차에 대해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도록 했습니다. 미국에 판매되는 우리나라 친환경 차 약 47%(10월 기준)가 해당 규정을 적용받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친환경 차 2대 중 1대는 중국 원자재 의존도가 높아, 미국의 보조금 혜택을 받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EU CRMA도 국내 배터리 산업계의 고민 거리 중 하나입니다. EU CRMA는 전략적 원자재 65% 이상을 제3국에 의존하지 않도록 한 게 주요 골자입니다. 국내 배터리(2차전지) 핵심광물 8개 품목 중 6개가 중국 수입 비중이 65%(2020년 기준)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산화·수산화코발트는 83.3%, 황산망간·코발트 77.6%, 산화·수산화리튬 81.2% 등입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는 '국가 핵심광물 전용 비축기지 구축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에 통과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마트 내 진열된 요소수. (사진=뉴시스)
 
 
"비축기지 구축 기본…다변화 절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일부 자재에 한해서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해선 세 가지 방법이 있다"며 "우선 우리나라에서 만들 수 있는 건 가격이 비싸더라도 만드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두 번째로는 지금처럼 재고를 쌓아 놓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며 "마지막으로는 재고가 없을 때를 대비해 다변화를 하고 있어야 한다. 운송비가 많이 들더라도 공급망 다변화를 준비해 놓는다면 수출 통제 등 변수가 발생했을 때 대비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국내 재고 부족 등을 대비해 비축기지를 만들거나 확장해 쌓아 놓는다는 대책은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라며 "또다시 국내 재고 부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을 대비해, 비용에 따른 효과를 계산하기보다는 자원별 수입국을 다변화해 놓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는 "전적으로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원자재들을, 또 우리 핵심 산업에 들어가는 주요 소재나 자원들을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로부터 안정적으로 조달받을 수 있는 체제를 만드는 데 집중을 해야 한다"며 "무슨 문제가 발생했을 때가 아니라 아무 문제 없을 때도 이런 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우리 핵심 소재 자원들을 안정적으로 수급받을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고 중국이 아닌 그 밖의 다른 신흥국으로부터 유연하게, 안정적으로 공급망을 확충하는 게 시급한 과제"라고 조언했습니다.  
 
세종=김소희·김유진·이민우 기자 shk329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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