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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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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 가치는 돈으로 얼마나 될까요?

2023-12-06 16:59

조회수 : 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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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노동', 소위 '집안일'. 해도 해도 티도 안나는 집안일. 해도 해도 원점인 집안일. 여성이든 남성이든 평생 집안일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현실은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게 '집안일'입니다.
 
이 집안일을 돈으로 환산하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최근 통계청이 펴낸 한 보고서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국내총생산(GDP)에 포함되지 않는 무급 가사노동 서비스의 가치는 약 500조원에 달한다는 보고서였는데요.
 
통계청 통계개발원이 발간한 '무급 가사노동 가치의 세대 간 이전'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생활시간조사를 기준으로 산출한 가사노동 서비스의 가치는 490조9000억원에 달했습니다. 5년 전인 2014년과 비교하면 129조4000억원 증가했는데요. 이는 GDP의 25.5%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가사노동은 가정관리, 가족 및 가구원 돌보기, 참여 및 봉사 등 가족 구성원의 삶의 질을 높이지만 GDP에는 잡히지 않습니다. 지난 20년간 가사노동 흐름을 봤더니, 남자의 가사노동 비중은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그럼에도 여자의 비중은 여전히 70%를 넘어 집안일이 여성에게 치우쳐져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성별로 보면 여성은 356조원(전체의 72.6%), 남성은 134조9000억원(27.5%)어치의 가사노동을 했는데요. 가사노동 생산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9년 20.1%에서 20년간 7.5%포인트 올랐지만, 여전히 여성의 몫이 2.6배가량 많았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노년층의 가사노동 비중이었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65세 이상 노년층의 가사노동 가치가 80조9000억원으로 전체의 16.5%를 차지했는데요. 1999년(8.4%)보다 약 2배로 늘었습니다. 황혼 육아가 늘면서 노년층의 가사노동도 늘었다는 분석입니다.
 
은퇴 없는 할머니, 할아버지 '황혼 육아'에 한국인은 평균 75세가 돼서야 집안일에서 벗어났습니다. 또 가사노동을 가장 많이 하는 시기는 38세로 1인당 평균 1691만원어치의 집안일을 했습니다. 
 
성별로는 여성은 38세에 2541만원어치 가사노동을 해 생애주기 가운데 가장 많았고, 남성은 39세에 집안일을 가장 많이 해 900만원어치를 생산했습니다.
 
늙기도 서러운데, 자식 다 키우니 기다리는 건 '황혼 육아'라니 참 씁쓸합니다. 최근 '할마', '할빠'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것도 이러한 배경이겠지요. 집안일은 평생 짊어져야 할 업보인가 봅니다. 
 
전남 완도군 금일면 척치리에서 한 주민이 급수일을 맞아 밀린 손빨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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