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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훈

'참담한 성적표' 1기 경제팀…2기도 난제 '한가득'

윤 정부 초대 경제사령탑 '추경호 부총리' 이달말 퇴장

2023-12-0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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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윤석열 정부의 초대 경제사령탑을 맡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기팀인 최상목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에게 바통을 넘기고 조만간 자리에서 물러납니다.
 
지난해 5월 출범한 1기 추경호 경제팀은 물가 안정, 민생 경제 회복 등에 주력했지만 대내외 악재를 감안하더라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기게 됐습니다. 
 
5일 세종 관가에 따르면 추경호 부총리는 이달 27~28일 중 이임식을 끝으로 부총리직을 내려놓을 예정입니다. 이달 말 부총리직에서 내려올 경우 약 1년9개월간의 임기가 마무리됩니다.
 
지난해 5월 11일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한 추경호 부총리는 당시 취임 일성으로 물가안정 등 민생 안정을 최우선으로 챙기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3% 오르며 4개월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사진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추석 농축수산물 가격 동향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하지만 추경호 부총리 취임과 동시에 시작된 고물가 현상이 장기화를 맞으면서 1기 경제팀을 향한 부정 평가의 주된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 전년동기 대비 6% 상승한 소비자물가는 7월 6.3%까지 치솟으며 국민들이 고물가 충격을 받아왔습니다. 외환위기(IMF 사태)가 닥쳤던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습니다.
 
줄곧 외쳐온 민생 경제 회복에 대한 평가도 냉랭합니다. 코로나가 할퀴고 간 경제에 완연한 회복을 기대했지만 곳곳은 상흔이 남았다는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습니다. 더욱이 높아진 물가에 내수 소비마저 꺾이면서 상당수 자영업자와 국민들의 시름은 깊어만 지고 있는 형국입니다.
 
지난 10월 미디어토마토가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윤석열정부가 민생경제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66.7%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앞으로의 경제 상황이 지금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52.7%)도 전체 절반을 넘었습니다.
 
경제성장률마저 뒷걸음질 치면서 일본과 같은 장기 저성장을 우려해야 하는 분석은 뼈아픈 대목으로 꼽힙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전인 2011년 4.3%였던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2.6%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1%대까지 주저앉을 전망입니다.
 
무엇보다 내년에는 고금리 장기화, 재정 긴축 등의 영향으로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1%대 저성장을 맞이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수출 성적도 글로벌 고금리 기조, 미·중 경쟁과 공급망 재편 등 어려운 대외 여건 속 '플러스'를 주창하고 있지만 1월부터 11월까지 수출액은 5751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한 수치입니다.
 
무역수지는 143억달러, 한화로 약 18조원이 넘는 적자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수출성적도 좋지 않은데다, 무역적자도 478억달러를 기록한 바 있어 전년대비 '플러스'는 기저효과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바통을 이어받은 2기 경제팀도 풀어야 할 과제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입니다. 당장 밑바닥 경제부터 살려야 하는 데다, 불확실한 대외 여건 속에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을 회복시키는 것 역시 녹록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물가·고금리 관리와 경기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2기 경제팀으로서는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5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생 경제 회복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최상목 후보자가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재 한국 경제의 상황을 '꽃샘추위'에 비유하며 민생 경제 회복을 도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상목 후보자는 현재의 경제 상황에 대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일부 취약 잠재 리스크가 남아있고,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민생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부문 간 회복 속도 차이로 온기가 확산하지 못한 꽃샘추위"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꽃샘추위는 결국 조만간 꽃이 핀다는 의미"라며 "우리가 함께 꽃샘추위를 이겨낼 수 있도록 물가 안정과 경기 회복세 확산 등 민생 안정에 주력하고, 취약부문의 잠재 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2기 경제팀의 경제정책 방향 밑그림은 기재부가 발표 예정인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에 제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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