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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금융 전진기지 베트남)④베트남에서 고군분투 중인 국내 4대 은행

2023-12-06 06:00

조회수 : 8,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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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호찌민=신유미 기자) 호찌민에 진출한 우리나라 은행들의 전략도 바뀌는 분위기입니다. 베트남 진출 초기에는 기업대출 중심으로 영업해왔지만, 이제는 현지 일반 국민을 고객으로 유치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뉴스토마토> 특별취재팀은 현지에서 고군분투 중인 국내 4대 은행 지점장들을 만나 그들의 차별화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지난 28,29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국내 4대 은행 수장을 만나 베트남 현지 영업 전략에 대해 들었다. 왼쪽부터 정경원 신한베트남은행 부법인장, 박종일 베트남우리은행 법인장, 주진규 하나은행 호찌민 지점장, 김진선 국민은행 호찌민 지점장. (사진=뉴스토마토)
 
신한베트남은행, 외국계 중 최다 채널 보유
 
호찌민 상업중심지구인 1군 엠플라자(MPLAZA) 사이공센터에는 우리은행 남부지역본부와 국민은행, DGB대구은행 지점들이 나란히 입점해있고, 1층에는 신한은행 지점이 고객을 맞고 있어 언뜻 보면 우리나라 건물로 착각할 정도입니다. 
 
지난달 28일 신한은행 베트남 본점에서 만난 정경원 부법인장은 현지화 전략 성공 요인을 묻자 "2023년은 신한은행이 베트남 진출 30주년을 맞이한 의미있는 해"라고 운을 뗐습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1993년 사무소 형태로 베트남 시장에 국내 금융기관 최초로 진출했습니다. 이후 1995년 호찌민 지점을 설립, 2009년 법인전환 등을 거쳤습니다.
 
호찌민 길거리 곳곳에서는 신한은행 홍보물과 ATM기기를 볼 수 있었는데요. 신한베트남은행은 현재 51개 영업채널을 운영해 외국계은행 중 최다 채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국계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을 위한 금융서비스 제공뿐만 아니라 베트남 현지 기업 및 리테일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며 성장해왔습니다. 특히 현재 총 대출자산 중 리테일 대출의 비중이 약 65%, 기업대출 비중이 약 35%를 각각 차지할 정도로 리테일 비중이 높습니다.
 
정 부법인장은 "법인설립 초기에 대부분의 자산이 기업대출로만 이뤄졌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라며 ”그 변화의 배경에는 현지화 전략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출 초기 한국계 지상사에 대한 금융서비스 제공이 주를 이루었는데요. 반면 법인의 규모가 성장함에 따라 리테일 사업이 점진적으로 확대됐고, 2017년 ANZ은행의 베트남 내 리테일 부문을 인수하면서 리테일 부문이 눈에 띄게 성장했습니다.
 
호찌민에 있는 신한 베트남은행 본점과 하노이에 있는 베트남 우리은행 본점. (사진=각 사 제공)
 
 
우리은행, '베트남 카톡' 잘로와 손잡아
 
우리은행 역시 법인 형태로 베트남에 진출한 곳입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지난 6월초 박종일 법인장 취임 후 현지은행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최우선 전략으로 삼았습니다.
 
박 법인장은 "디지털 서비스의 차별화가 현지 리테일 영업의 승부수라는 전략으로 비대면 계좌개설을 위한 비대면고객인증(E-KYC)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며 "베트남 중앙은행이 주도하는 차세대 금융결제 공동망에도 외국계은행 중 유일하게 참여해 공과금납부, QR페이, 쇼핑몰 전자결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현지고객들을 대상으로 특화 서비스를 추진하기 위한 각종 제휴를 추진 중입니다. 동남아 카톡으로 불리는 잘로(Zalo)와 협업해 더치페이 요청 서비스를 제공하고 동남아 우버로 불리는 고젝(Gojek)과도 자동차대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 등입니다.
 
특히 최근 베트남의 e-스포츠 시청 순위 1위인 리그오브레전드(LoL) 게임의 한국 프로리그 LCK를 활용한 상품 개발 및 마케팅으로 베트남 MZ세대들에게 우리은행을 알리고 있는데요. 박 법인장은 ”현지 고객들에게 우리은행을 각인시키고 현지은행으로서 입지를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은행 "안정·성장 균형 잡을 것"
 
국민은행은 법인이 아닌 지점형태로 베트남에 진출해있습니다. 2011년 1600만 달러 규모의 자본금으로 영업을 시작해 3차례의 자본금 증액을 거쳐 현재 1억 달러의 자본금으로 기업금융 중심 영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부임한 김진선 호찌민 지점장은 중국에서 7년 이상 근무한 근무한 베테랑인데요. 김 지점장은 "베트남 시장에서 KB는 디지털플랫폼 서비스 부분에서 후발 주자인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노이지점에 베트남 디지털뱅킹팀을 운영하는 등 디지털 기반을 마련해나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뱅킹팀은 베트남 시장을 위한 펌뱅킹·가상계좌 서비스를 출시하고, E-KYC도입·공과금납부·QR결제 등 모바일뱅킹 개선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말에 베트남 최초로 출시한 비소구방식 매입외환 상품인 '포페이팅'에 이어 '국내거래용 포페이팅' 상품을 올해 상반기말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국민은행 베트남 지점의 목표는 '내실 다지기'입니다. 김 지점장은 "개인 고객 영업을 강화하는 등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때가 되면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는 안정을 추구하기 위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잘 된 것 같다. 내년 역시 내실을 다지는 시간으로 삼으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은행 호찌민 지점과 하나은행 호찌민 지점. (사진=뉴스토마토)
 
하나은행, 한국계 유일 파생상품 서비스
 
하나은행 호찌민지점은 2007년 사무소로 진출한 후 지난 2015년 4월 지점으로 전환했습니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들에게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며 기업금융 중심의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호찌민과 하노이지점 2개의 채널이 진출해 있는데요.
 
하나은행 역시 중장기적으로 리테일금융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내년도 QR 이체 및 QR 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고, 디지털금융의 기초가 될 비대면 실명확인을 위한 E-KYC도입을 진행중입니다.
 
하나은행 호찌민 지점의 현지 기업 손님 비중은 약 30%로 상당합니다. 주진규 하나은행 호찌민 지점장은 "아직은 한국계 지상사 기업의 거래 비중이 크다"면서도 "현지 RM 인력 운용으로 VN지수 50대 기업이나 사업분야별 선두기업을 타깃으로 거래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주 지점장은 "글로벌 IB와 로컬 IB 시장에서 대규모 딜을 주선하거나 로컬 현지기업 유치 등을 통해 자산증대를 시현하고 있다'며 "효율적인 순이자마진(NIM) 관리 뿐만 아니라 한국계 은행 지점 중 유일하게 FX파생상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이익구조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5)편에서 계속>
 
베트남 호찌민=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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