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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만 바라봤는데"…면세점 찬바람 '쌩쌩'

2023-12-01 17:08

조회수 : 6,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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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면세업계의 성수기로 일컬어지는 연말 시즌에도 불구하고 방문 관광객이 예년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면세점의 큰 손인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의 귀환이 늦어지고 있는데요. 
 
중국의 내수 경기가 악화하면서 중국 고객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됐고, 한중 관계도 급격히 냉각되면서 국내 방문에 대한 반감이 커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됩니다. 아울러 인접 국가인 일본의 엔화 가치가 하락한 점도 유커 유출에 한몫했다는 분석입니다.
 
잠실 롯데면세점 내부 전경. (사진=이지유기자)
 
1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32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5% 감소했는데요. 지난 9월 국내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9월 대비 48% 감소한 26만400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내방하는 유커들이 줄어들어 업계 1·2위인 롯데·신라면세점은 적자전환을 기록하며 실적 쇼크를 체감하고 있는데요.
 
롯데면세점의 올해 3분기 매출은 74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9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신라면세점도 3분기 매출 845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9% 하락했는데요.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6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습니다. 
 
신세계면세점도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9% 줄어든 4361억원으로 집계됐고, 후발 주자인 현대백화점 면세점 부문 매출은 2373억원으로 전년 대비 58% 줄었습니다. 
 
잠실 롯데면세점 내부 전경. (사진=이지유기자)
 
이처럼 이들 업체 실적이 저하된 것은 면세 업계의 '큰손'으로 불리는 유커가 급감한 탓이 큽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2로 조사됐는데요. 이는 전월 대비 0.4포인트 하락했습니다. 통상적으로 PMI가 50 아래로 집계되면 경기가 위축 국면에 있는 것으로 간주되는데요, 이는 비제조업의 업황이 그만큼 위축 국면에 가깝다는 의미입니다.
 
또 인근 국가인 일본의 엔화 가치가 크게 하락하는 점도, 중국인들의 일본 여행 수요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엔·달러 환율이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엔화 약세 행진이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한중 관계의 급격한 경색도 중국인 관광객들이 감소하는 데 한몫한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오후 5시경 면세점을 찾았는데요. 활발하게 이뤄져야 할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잠실 롯데면세점 내부에는 고객을 찾아보기가 어려웠습니다. 기자가 면세점 내부를 전체적으로 둘러봤지만,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의 수는 10명 미만이었습니다. 텅텅 비어 있는 매장들이 을씨년스러운 모습마저 풍겼는데요.
 
샤넬 매장에서 화장품을 둘러본 중국인 관광객인 A씨는 "지난해부터 중국 내에서는 한국 면세점에서 중국산 담배 제품을 국내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는 얘기가 언론에도 보도되면서 논란이 됐었다"며 "엔화 가치가 많이 하락하고 있어, 요즘은 주변에서 일본 여행을 더 많이 가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중국인 관광객 B씨는 "한국 정부에서 중국과 대만 문제로 근거없이 미국 편을 드는 등 부적절한 발언을 반복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런 정치적 부분들이 한국에 대한 호감도를 떨어뜨렸다"며 중국 현지 시장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실제로 중국 내 커뮤니티 사이트(baidu·바이두)에서는 팬데믹 기간 동안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한국의 비우호적 태도가 방한 감소 추세를 악화시켰다는 글도 게재되는 실정인데요.
 
(사진=바이두 캡처)
 
이 중 한 유명 중국인 블로그에는 '왜 중국인들이 한국에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까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기재됐습니다. 이 게시물 작성자는 "한국 정부와 고위 인사의 부적절한 발언이, 한국을 찾지 않는 주요 요인"이라며 "한국의 관광 산업은 관계 개선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 또 관광 자원의 매력을 제고하고 및 홍보를 강화해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영애 인천대 교수는 "예전에는 중국인들이 단체관광으로 와서 면세점 매출을 올리곤 했는데, 지금은 여행이 쉽게 풀렸다 해도 단체관광이 활성화되지 않고 개별관광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면세점 업계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정치적 부분이 해결이 돼야지 단체관광도 재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지금은 상품 품질력을 높인 개별관광에 맞춘 상품 다각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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