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이지유

emailgpt12@etomato.com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
"같은 제품, 알리선 반값"…패션 커머스 플랫폼 '위기'

지그재그·에이블리 제품 가격, 알리에서는 '두 배' 이상 저렴

2023-12-01 06:00

조회수 : 3,816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지그재그, 에이블리 등 국내 패션 커머스 플랫폼에서 판매되고 있는 의류 및 액세서리 제품들이 해외 직구 플랫폼에서는 최대 절반 이상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내 패션 커머스 플랫폼이 가격 경쟁력에 밀려 중국 등 해외 플랫폼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는 실정입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같은 제품으로 추정되는 상품들이 중국 쇼핑 플랫폼인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알리)'에서 두 배 이상 저렴하게 판매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테무·에이블리·지그재그에서 판매 중인 핸드백 제품 이미지.(사진=테무·에이블리앱 캡처)
 
일례로 현재 지그재그에서 판매 중인 '모프 숄더백' 제품 가격은 2만3900원입니다. 같은 제품으로 추정되는 '올매치 숄더백'은 테무에서 6872원에 판매되고 있는데요. 핸드백 이름만 다를 뿐 외관, 길이, 규격 등 상품 정보는 모두 일치하는데 가격은 두 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에이블리에서도 같은 상품으로 추정되는 '스퀘어 바게트백'을 판매되고 있는데요. 가격은 1만7900원입니다. 가격은 테무 앱 보다 두 배 이상 비싸지만, 테무와 지그재그, 에이블리 해당 제품의 상품 정보는 모두 일치합니다.
 
세부적으로 가방의 길이와 넓이 사이즈가 같은데요. 스트랩 길이는 약 52cm이며 그 외 길이 등 상품 치수가 △24cm △11cm △9cm로 모두 일치합니다. 특정 패션 상품의 외관이야 그렇다 쳐도, 제원의 구체적인 수치까지 이 정도로 일치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가방뿐만 아니라, 일부 신발과 의류도 높은 유사성을 보이며 사실상 동일 제품으로 추정되는 상황인데요. 지그재그에서 판매 중인 '스퀘어넥 꽈배기 짜임 니트' 제품 가격은 2만2900원인데, 같은 제품으로 추정되는 '포옹 슬리밍 베이스 니트' 는 알리에서 8009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알리와 지그재그에서 판매 중인 니트 상품. (사진=알리·지그재그 앱 캡처)
 
이 밖에 알리 앱 내 '포인티드 트위드 슈즈' 제품과 에이블리에서 판매되는 '트위드 플랫슈즈' 상품도 사진상으로는 100% 일치했습니다. 이 역시 중국 쇼핑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가격이 절반 가까이 저렴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이 국내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는 분위기 속에서 네이버와 쿠팡 등 주류 이커머스사도 위기지만, 오히려 패션 커머스 플랫폼들이 더욱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같은 제품이지만 두 배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해외 플랫폼에서 판매되고 있다면, 향후 업계 시장 판도가 요동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중국 쇼핑 플랫폼들이 한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저렴한 가격을 토대로 무료배송 서비스를 더욱 확대하고 배송 기간을 단축한 데 이어, 내년에는 한국 물류센터 구축에 나서는 등 나날이 경쟁력을 강화하는 추세입니다.
 
실제로 알리익스프레스는 2018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뒤, 올해 들어서는 2주가량 소요되던 상품 배송 기간을 3∼5일 안에 받도록 기간 단축에 나섰고, 판매 제품에 무료배송 및 무료 반품 서비스도 적용했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중국 쇼핑 플랫폼들이 한국 시장 공략의 기반을 견고히 다지는 가운데, 판매 상품의 품질도 많이 향상되는 실정이다. 이는 소비자 입장에서 동일한 제품일 경우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아지고 똑똑한 소비도 가능해졌다는 의미"라면서 "그러나 국내 (플랫폼) 시장은 더욱 위축돼 장기적으로 침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관련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동일 제품이 있을 가능성은 있지만, 패션 카테고리의 경우 디자인과 소재가 비슷한 상품이 많아 실제 같은 제품인지 사진만으로 정확히 알 수는 없다"면서 "입점 쇼핑몰이 자유롭게 가격 책정 후 판매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판매자마다 운영 비용 등 포함해 가격을 책정한다. 이는 자사가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중국 이커머스에서 구매한 제품의 CS나 배송 퀄리티 등은 보장할 수 없다"며 "결국 소비자의 가치 판단에 따라 구매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 이지유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