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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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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경시 대회

2023-11-2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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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해외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윤석열 대통령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영업사원 1호를 자처하는 대통령의 해외 순방성과가 요란합니다. 수출이 중요한 우리나라 기업들은 해외서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게 분명 중요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입니다. 주는 게 있어야 받습니다. 한-UAE CEPA에선 석유화학산업이 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과거 한중FTA 등 협정에서도 우리가 양보한 게 화학산업이다 보니 피로가 누적됐습니다. 중국은 그동안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아 FTA의 불리함은 상쇄됐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점점 역전됐습니다. 이제 중국은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수출을 늘리는 형세입니다. FTA의 불리함도 갈수록 크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동에 대한 불리함마저 더해지게 됐습니다. UAE만 관세를 풀어주는 것이면 충격은 덜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GCC에 대한 FTA 협상이 벌써 수차례 진행돼온 것이죠. GCC에 대해서도 비슷한 협정이 예상됩니다. GCC 국가들의 주력 산업이 석유화학이니 그들이 원할 것도 자명한 것이죠. 우리가 자동차나 전자제품 수출에서 이득을 취하려면 석유화학을 또 내줘야 할 것입니다. GCC FTA가 또다른 순방성과로 폭죽을 터뜨릴 목전에 있습니다. 성과만 포장할 게 아니라 부작용도 우려해야 합니다. 우리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도 충분해야 합니다.
 
과거 삼성이 화학과 방산 계열사를 한화에 팔았습니다. 화학사업의 경우 한화에 넘어와서 한때 시황 반등에 따른 호황도 누렸습니다. 최근 삼성은 연말 인사에서 미래사업단을 신설했는데 배터리에 힘을 주는 행보입니다. 그런 삼성에 화학 계열사가 없는 것은 약점입니다. 2차전지 산업 기술은 다양한 갈래길에 진입했으며 원천기술을 갈고 닦는 분야는 화학입니다.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을 든든하게 지탱하는 반면 그러한 시너지가 삼성에는 부족해 보입니다.
 
화학은 산업의 쌀입니다. 그 역할이 앞으로도 변함은 없을 것입니다. 전기차도 수소차도 화학소재를 쓰지 않는 신산업은 없습니다. 화학을 경시하면 후발주자에게 따라잡히거나 경제적, 기술적 속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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